• 아시아투데이 로고
[학교 둔갑 외국어학원] 교복입고 등·하교…불법 강의 건물엔 간판도 없어

[학교 둔갑 외국어학원] 교복입고 등·하교…불법 강의 건물엔 간판도 없어

기사승인 2017. 04. 11. 05: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강사들, 외국어교육과 달리 인류학 등의 교사 대부분
4층 규모의 학원 건물 전체를 불법으로 사용해 불법교육 자행
학력 미인정 학교에서 대학 진학한 졸업생 근황 소개
국내 제약사 회장의 딸 운영 개입 의혹
KakaoTalk_20170410_163813071
지난 5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세곡동 ‘켈버리 크리스천 스칼라스(CCS) 어학원’에 도시락이 배달되고 있다./사진 = 최중현 기자
“아이들이 공부하러 가는 것이 아니면 이 시간에 저기를 왜 가겠습니까?”

지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세곡동 켈버리 크리스천 스칼라스(CCS) 어학원 인근의 한 상점 관계자는 “등교시간에 학교 가는 아이들 처음 보냐”며 이같이 말했다.

학원으로 등록한 CCS 어학원. 하지만 학원 주변의 상점을 포함해 커피숍, 수학·영어학원 관계자 모두 외국인학교나 국제학교로 인지했다. 국제학교는 법률에 없는 학교지만 모두 정규학교로 알고 있었다.

법적 학력인정 학교는 초등·공민학교(초졸), 중학교·고등공민학교(중졸), 고등·고등기술학교(고졸), 특수학교(초·중·고졸), 외국인·대안학교(초·중·고졸) 뿐이다.

이 학원은 ‘유치원생들이 선생님과 즐거운 체육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관련 사진도 공개했다. 학원에서 유치원·보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현행 ‘유아교육법’ 위반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유명 제약사 회장의 딸인 B씨(43)는 이 학원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 2월 12일 사임했으며 현재 그의 아들과 딸이 이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학원 운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akaoTalk_20170410_160343960
지난 5일 오후 12시12분께 서울 강남구 세곡동 ‘켈버리 크리스천 스칼라스(CCS) 어학원’ 건물 앞에서 흰색 남방과 남색 가디건 등 동일한 복장을 입은 10명 남짓의 학생들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사진 = 이계풍 기자
학원이 입점한 검정색 건물의 외관은 교육기관임을 알리는 간판이 없었다. 교복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학생들이 가방을 들고 건물로 향하는 모습은 기존 학교의 등교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하교시간이 임박한 오후 건물 인근에 주차된 노란색 승합차 3대 외에 버스 등 5대 차량이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다. 일부는 번호판이 흰색, 녹색 등으로 영업용으로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차량이었다.

학원 정문 옆에 부착된 ‘학원설립·운영등록증’에는 목적(외국어교육), 명칭(CCS 어학원), 설립자(씨씨에스국제어학원), 위치, 종류, 정원(304명, 일시수용능력 인원 152명) 등을 명시했다.

총 9가지 교습과목(유아(종일), 초등 문법·쓰기·말하기·듣기, 중·고등 문법·쓰기·말하기·듣기) 고지는 다른 외국어학원과 같았다.

강사게시표에 영어 이름으로 나열된 강사들의 전공과목은 교육학, 예술학, 인류학 등 대부분 외국어 교습과 거리가 멀었으며 관련 교원자격증 소지자라고 기록돼 있었다. 이들은 E-2(회화지도)비자로 입국해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불법행위 추정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KakaoTalk_20170408_164708018
서울 강남구 세곡동 ‘켈버리 크리스천 스칼라스(CCS) 어학원’ 건물 전경 사진./사진 = 최중현 기자
불법은 또 있었다. 학원이 입점한 이 건물은 4층 규모의 제2종근린생활시설로 관련법상 3층 466.76㎡의 공간에만 학원을 설치해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학원은 이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다.

강남구 관계자는 “지정된 용도 이외에 사용 할 수 없다”며 “자세한 것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