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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공돌이의 플라워 스타트업 꾸까, 500만원으로 시작해 성공한 비결은?

30대 공돌이의 플라워 스타트업 꾸까, 500만원으로 시작해 성공한 비결은?

기사승인 2017. 05.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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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브랜드 꾸까(kukka) 대표의 이름은 박춘화였다. 봄꽃(春花)을 연상하게 하는 이름. 여자분일 것이라 확신했지만 짙은 눈썹에 뿔테 안경을 낀 남자 분이 대표였다. 이렇게 예쁜 꽃들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기획한 사람이 이 분이라고? 당황한 기색을 애써 숨기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2명이서 500만원으로 시작한 스타트업

꾸까는 2014년 5월 2명이서 500만원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처음엔 꽃 정기구매를 위주(2주마다 배송)로 했다. 지금까지 상승선이 이어와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순서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드라이플라워, 시즈널(어버이날, 졸업식 등), 당일배송(3시간 이내), 플라워 클래스, 웨딩 등이다. 드라이플라워와 관련해선 책도 판매 중이다. 직원 수도 38명, 계약직으로 꽃꽂이를 하는 직원은 70명 가량이다. 이태원에 까페 1호점을 열고 뒤이어 광화문점도 이달 열었다.


30대 공돌이의 꽃 사업 “대기업 다닐 때와는 달리…”


30대 남자가 왜 꽃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게다가 그는 공대 출신인 공돌이였다.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해 경영분야에서 일하면서 고민이 시작됐다고 한다.


“대기업을 다녔을 때는 제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몰랐었어요. 모험적인 걸 포기했어야 했고 20년 정도 후에 내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기다릴 것이고...하지만 사업을 했을 때 가장 좋았던 것은 굳이 장기 플랜을 그리지 않고 매년 매년 할 수 있는 일을 기획하고 온전하게 내가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는 이제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명확하게 알았다고 한다.


2011년 첫 번째 스타트업(이직과 비슷하다고 한다)을 했다. 화장품 큐레이션 사업을 했지만 3~4년 뒤 그곳에서 나왔다. 그곳에서 배웠던 것들이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박 대표는 돈의 개념을 알게 됐고, 아이템을 잘 해석해 아이템의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앞으로 할 일은 “꽃을 좀 더 멋있게 해석하는 것”.

 

사치재를 일상재로


그의 눈에는 꽃 사업만 유독 발전하지 않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꽃 브랜드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다.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마트에서 꽃을 파는데 한국에는 그런 게 없다는 점에서 사업 아이템을 잡게 됐다. “주변에선 다들 망한다고 했어요. 심지어 영국에서 꽃을 공부하신 분도 안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상관 없었어요.”


자기주문은 나의 힘, 노트에 ‘할 수 있다’ ‘안 망해’


사업가 마인드가 되고서는 “힘들어, 힘들어”하면서 찡찡(?)대지 않게 됐다고 한다. “이전 사업을 보면 사업이 잘 될 때 배우는 건 하나도 없거든요. 힘들어졌을 때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 해체해볼 때 많이 배울 수 있어요. 하루에 한 번씩 ‘할 수 있다’라고 썼어요. ‘안 망해, 안 망해’라고도 써보고.” 자기계발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 꾸까인가?


꾸까는 핀란드어(kukka)로 꽃이란 뜻이다.  박 대표는 “플라워, 블뤼테(Blüte·독일어로 꽃이란 뜻)는 배제했어요. 저희는 꽃집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인테리어 느낌이 강했거든요. 북유럽 인테리어 느낌을 살리기 위해 꾸까를 선택했죠. 폰트는 포토샵으로 하나씩 보면서 골랐어요”라고 말했다. 로고와 폰트에 거금을 투자하는 회사를 떠올리며 ‘될 회사는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 구조는?


꾸까는 스타트업이 그렇듯 수직구조를 만들지 않았다. 책임감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동그랗게 유기적으로 회사를 운영한다. 리더가 있기는 하지만 명령하는 게 아니라 총괄하는 구조다.


자격증이나 전공에 연연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자격증보다 실력이 우선이다. 플로리스트도 플라워 전공자도 있지만 도예, 플루트, 뮤지컬, 일어를 배웠던 분들도 있다. 또한 까페 실내인테리어도 전공자가 아닌 플로리스트가 기획했다고 한다. 2호점을 만들 때는 1호점과 가장 다르게 만들어 개별 점포만의 개성을 살렸다.

 

정기구매와 당일배송, 어떻게 다를까?


꽃 정기구매는 2주에 한 번씩 꽃을 보내주는 형태다. 꽃에 대한 설명과 관리법도 같이 배송된다. 주 구매층은 2030 여성. 박 대표는 "여자친구에게 꽃을 선물하기 위해 남자분들이 많이 살 줄 알았는데 여자 구매층이 두텁다"고 말했다. 당일배송은 어려울 것이란 예상과 달리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플래너가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우선이고 플로리스트의 민첩함도 중요하다. 배송 시간을 3시간으로 잡아놨기 때문에 약속 시간을 넘기는 경우는 없는 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화장품 회사 베네피트와 콜라보한 제품도 히트를 쳤다고 한다. 독립서점과 꽃을, 위스키바와 꽃을 연계할 계획도 있다. 까페 3호점 개업도 논의 중에 있다.


박춘화 대표에게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꽃 문화를 잘 알리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제공: 꾸까(kukka)

사진: 첫 번째, 박춘화 대표/ 이외 꾸까 광화문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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