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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증자 2000억원…매각가격 인상 불가피

KDB생명, 증자 2000억원…매각가격 인상 불가피

기사승인 2017. 06. 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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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이 지난 21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구조조정과 증자를 결정하면서 매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증자는 그동안 매각 걸림돌이 됐던 매각가격 문제를 재점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증자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해 2000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증자가 이뤄질 경우 매각가격 상승은 불가피한데 그동안 세 차례의 KDB생명 매각 실패가 매각가격 불일치에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증자에 따른 투자비용의 증가는 매각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이사회를 통해 현재 낮아진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희망퇴직과 지점 축소를 통한 구조조정과 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사회 결정 사항은 매각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본다. 즉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산은의 증자로 KDB생명의 가치를 높여 제 가격을 받아 공적자금을 회수한다는 전략이라는 것.

하지만 산은이 KDB생명의 전신 금호생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6500억원, 이후 3000억원을 추가 투입한 것, 이번 2000억원 증자가 이뤄지면 산은의 투자총액은 1조원을 넘기게 된다.

금융규제의 강화와 금리인상·도입 예정인 IFRS17 탓에 매물로서 보험사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고 현재 KDB생명의 실적이 타 보험사 대비 부진하다는 것도 증자 이후 매각가격 상승에 부담을 더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KDB생명이 인력과 지점 구조조정 이후 증자를 하기로 했는데 증자는 구조조정에 따른 재무적 개선효과와 더해지며 기업의 가치를 높일 개연성도 있지만 투자비용 증대와 이에 따른 매각가 상승 가능성도 있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KDB생명은 2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도 지난해 3분기 183.3%였지만 현재는 업계 최하위권으로 120%를 소폭 넘기는 실정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입사 20년 이상·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현재 170개인 지점은 100개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증자는 현재 124.6%에 불과한 KDB생명의 RBC(지급여력비율)를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이상으로 높이는 수준에서 이뤄지게 된다.

KDB생명 관계자는 “증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사회에서 인정이 됐고 회사는 증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아직 매각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은 매각과정에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 노조는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은이 낙하산 인사와 눈에 보이는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회사의 경쟁력과 실적을 떨어뜨렸음에도 증자를 미끼로 임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면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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