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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규제 풀어라’ 방미 앞둔 기업들, 수입 늘리고 투자 나서고

‘무역규제 풀어라’ 방미 앞둔 기업들, 수입 늘리고 투자 나서고

기사승인 2017. 06. 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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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방미를 앞두고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리거나, 대규모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미FTA를 비롯해 각종 경제현안의 키를 미국이 쥐고 있는 만큼 이번 방미를 계기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를 완화하고, 현지 사업에 참여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26일 한국가스공사는 다음 달부터 20년간 미국산 셰일가스 연간 280만톤을 국내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장기계약에 따른 최초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는 전용 국적선(7만4000톤급)으로 수송돼 오는 7월 가스공사 통영인수기지에 하역될 예정으로 연간 10억달러 규모다.

시기적으로 방미를 불과 이틀 앞두고 벌어진 이벤트라 업계에선 미국측에 어필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방미에 에너지 공기업으로선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이 유일하게 참석한다.

이날 삼성전자도 문재인 대통령 방미 중 미국 가전공장 건설을 공식화 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번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린 권오현 부회장은 방문길에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를 가전공장 건설지로 낙점하고 최종 조율을 마칠 것이란 분석이다. 방미 사절단 일원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미 지난주 초에 미국으로 출국했다. 문재인 대통령 미국 방문에 앞서 현대차 북미법인을 방문해 현안을 점검하기 위한 행보다. 일각에선 미국 2공장 증설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도시바 인수전 파트너로 함께 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방미를 통해 셰일가스 관련 사업에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SK E&S의 LNG발전용 셰일가스 직도입은 올해 6만6000톤을 도입하고 2019년부터 20년간 220만톤에 달하는 셰일가스를 들여 오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E&P) 사업 본사를 서울서 휴스턴으로 옮긴 바 있고, 오클라호마주에서 셰일가스를 개발중이기도 하다.

방미 경제인 중 한명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칼텍스를 통한 미국산 셰일오일과 발전 계열사 GS EPS의 셰일가스 수입 등을 논의 중이다. 현재 GS글로벌·GS에너지가 함께 오클라오마주 육상 네마하광구를 개발중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 대신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는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는 미국 대표 방산회사인 록히드마틴·레이시온 등과 사업협력이 기대되고 있다.

방미 경제인에 이름을 올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북미 소형 건설기계 1위인 두산밥캣을 통해 미국과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1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를 내걸은 터라 각종 협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절단에 포함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방미 직전인 23일 미국 LA에 73층짜리 특급호텔 ‘월셔 그랜드 호텔’을 개장했다. 미국내 투자유치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철강·제약·금융업계 CEO들이 방미 경제사절단서 모두 이름이 빠지며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고조되고 있는 반덤핑 관세 등 풀어야 할 무역 제재가 많은 상황에서 논외 대상이 된 게 아니냐는 우려다.

재계 관계자는 “잇단 국내 기업들의 미국간 경제 교류는, 최근 정부의 사드 배치 입장 전환과 같은 맥락 아니겠느냐”면서 “미국의 FTA 재협상이나 무역제재 움직임을 완화시키는 한편, 현지 사업 기회를 최대한 얻어 내기 위한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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