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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베를린 4대 대북 제안 전망과 과제

문재인 대통령, 베를린 4대 대북 제안 전망과 과제

기사승인 2017. 07. 0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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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구 베를린 시청 베어 홀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을 마친 뒤 노라 뮐러 재단 국제관계 이사와 대담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제 북한이 결정할 일만 남았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 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걷어차는 것도 오직 북한이 선택할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 체제 안전 보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골자로 하는 ‘베를린 독트린’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다.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과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병행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에 다소 무게추를 두고 사실상 북한에 공을 넘긴 문 대통령의 이날 전격적인 제안들을 김정은 북한 정권이 어느 정도 호응해 오느냐가 앞으로 남북관계를 결정짓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 구시청에서 열린 쾨르버 재단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5원칙을 토대로 △시급한 인도적 문제 해결 △평창올림픽 북한 참가 △상호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단 △한반도 평화·남북협력을 위한 남북간 대화 재개 등 북한에 전격적으로 4대 제안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남북이 함께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어 가야 한다”면서 “먼저 쉬운 일부터 시작해 나갈 것을 북한에 제안한다”고 언급했듯이 어느 하나도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난제들이기도 하다.

인도적 차원에서 제안한 오는 10월 4일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고향 방문, 성묘 등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 성사 가능성은 북한이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들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4대 제안 중에서는 그래도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현안이기도 하다.

또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전폭적인 협조를 약속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에 대해 북한이 어떤 호응을 해 올지도 관심거리다. 다만 2018년 2월 올림픽 개최까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북한이 선뜻 나서 줄지는 미지수다. 최근 방한 한 북한 장웅 IOC 위원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비정치적인 스포츠 분야에서부터 남북간 물꼬를 트는 것이 남북 모두에게 그리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날 전격 제안한 분야 중에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를 상호 중단하자고 한 대목은 가장 눈에 띈다. 하지만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남북 군과 당국이 상호 심리전이나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지 살포 문제로 심각한 남남갈등 분열은 물론 북한이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고사포까지 실사격을 하는 상황에서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적 행위 중단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문 대통령의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은 남북간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이에 따라 향후 북미·남북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 향방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초반을 맞고 있는 문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떠보기’ 위해 북한이 군사적 무력 시위를 노골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남북간 대화가 그리 쉽게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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