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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깊어지는 청와대…“둘다 생존이냐, 한명은 낙마냐”

고심깊어지는 청와대…“둘다 생존이냐, 한명은 낙마냐”

기사승인 2017. 07. 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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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무회의 입장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입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11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며칠 미루고 여야 정치권의 협상을 지켜보기로 했지만 여전히 심기는 편치 않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그동안 외교무대에서 워낙 많은 일이 있어서 많은 시간이 흘러간 느낌인데 막상 귀국해보니 국회 상황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언급한 것도 답답한 국내 정치현실을 개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현 한반도 상황이 6·25 전쟁 발발 이래 최고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공개리에 언급할 정도로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국내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주기는 커녕 정쟁에만 몰두하며 결과적으로 국론 분열을 유발하고 있는 데 대해 문 대통령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여소야대의 정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야권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장관에 이어 이번에도 문 대통령이 야권의 ‘승인’을 받지 못한 인사들에 대한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회 중단을 넘어 국정까지 마비시킬 태세로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송영무·조대엽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못할 정도의 결정적 흠결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후보자에 대한 여론 추이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강경화 후보만큼은 아니더라도 두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하지못할 정도의 결정적 흠결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협상이 깨질 경우 결국 임명 단행에 무게를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장관 임명을 2~3일 미루고 여야 협상을 지켜보겠다는 것 자체가 대국민 여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야당이 어떤 선입견과 일방적인 주장만을 갖고 협상을 해서는 협상이 될 수도 없다”면서 “그렇게하면 근본적인 협상을 위한 대화조차 이뤄지기 어렵다. 진심을 갖고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자신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 행사를 잠시 유보하고 여야간 협상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인사권에 대한 최종 결정은 대통령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한 명의 후보자는 임명하고 한 명은 낙마시키는’ 타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인사 문제를 여야 협상용 테이블에 올린 자체가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원식 원내대표가 야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야당을 여러모로 설득할 수 있는 시간과 함께 내용도 당연히 일부 있다”면서 “협상이라는 것이 상대가 있는 만큼 협상을 시작도 하기 전에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여지를 남겼다.

야당은 이같은 문 대통령의 임명 보류 결정을 ‘정치적 꼼수’로 규정하며 거세게 몰아 부쳤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한 사람만 골라 낙마한다거나 임명을 의도적으로 연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청와대와 여당이 꼼수정치를 생각하는 게 사실이면 한숨이 나올 뿐”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문재인 정부가 임명 강행에 써먹던 국민 여론조사 결과도 두 후보자는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야당이 유감스럽게도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는 것을 오만한 태도라고 공격 했다”며 “대통령께서 임명을 잠시 미루고 추가적 여야 협상의 시간을 지켜 보겠다고 하는 것도 꼼수라고 공격하는 것은 해도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전 수석은 “국회를 존중하는 대통령의 뜻은 변함이 없다”며 “이번 임명 보류 결정도 국회의 논의와 협상 과정을 다시 한 번 지켜보고 국회를 존중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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