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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100% 실현 목전 비정규직 6명, 쿠첸의 인본경영

정규직 100% 실현 목전 비정규직 6명, 쿠첸의 인본경영

기사승인 2017. 07.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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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1.95%... 지난해 4.6%보다 줄어
이대희 대표 인본 중심 ‘스마트 경영’...‘도시락 토크’ ‘스마트 랩’ 등 수평적 문화 확산위해 노력
이대희 쿠첸 대표
이대희 쿠첸 대표./사진=쿠첸
“99% 가까운 직원이 정규직입니다. 아울러 제조업 특성상 남자 직원들이 많아 딱딱한 분위기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 다양한 부분에서 소통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무실 자리마다 칸막이를 없앤 것부터 시작해 더 이상 주임·대리 등의 직함을 쓰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모든 직원들이 서로 존대말을 쓰는 것도 이젠 익숙해요. 언젠가 한번은 호통을 치시던 상사가 무심결에 반말을 내뱉어서 벌금을 내기도 했다니까요.”

정규직 비율 99%의 고용 모범기업으로 27일 청와대 재계 간담회에 초청받아 화제인 오뚜기에 버금가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37년 간 밥솥에 집중해온 쿠첸이다. 쿠첸은 고용 안정화를 위한 정규직 채용과 상호존중 문화를 바탕으로 유연한 제조업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3월 기준 고객센터를 제외한 쿠첸의 전체 근로자 307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단 6명이다. 청소 담당 인력과 육아휴직대체 등으로 인한 인원이다. 쿠첸의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1.95%에 그친다. 지난해 동월 4.6%였던 것이 1%대로 줄었다.

특히 충남 천안 서북구 쿠첸 공장의 200명 직원 가운데 95% 이상이 정규직이다. 공장의 지게차 운전·제품 생산·포장 등에 활용되는 인력 대다수가 복지와 혜택을 보장받고 있다는 의미다.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 특성상 아르바이트·아웃소싱 인력 활용은 일반적이다. 시즌별 급증하는 제품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추가인력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할 수밖에 없는 사정 때문이다. 오뚜기가 공장에서 아웃소싱 업체를 활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쿠첸 공장의 비정규직 비율 5% 이하는 매우 이례적이다.

쿠첸의 모범행보에는 2015년부터 직접 경영일선에 뛰어든 이대희 대표의 경영철학이 작용했다는 평이다. 이동건 부방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 대표는 2000년부터 부방그룹의 일손이 되어 뛰었다. 2003년 부방 기획실 이사를 거쳐 2014년에는 쿠첸의 전신인 리홈쿠첸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젊은 시절부터 제조업 전반을 경험한 이 대표는 취임 후 유연한 조직문화 만들기에 앞장섰다.

“2014년엔 ‘도시락 토크’라고 해서 1주일에 한번 팀별로 대표와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식사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티타임이라도 꼭 하곤 했어요.”

이 대표의 ‘스마트 경영’은 사내 전반을 아울렀다. 가장 먼저 직급체계가 바뀌었다. 쿠첸은 사원·주임·대리·과장 등 기존 13단계 직급을 파트너·파트장·팀장·부문장·비즈니스유닛장(BU) 등 5단계로 축소해 상하조직의 경계를 허물었다. 아울러 ‘상호존중서약’을 바탕으로 상명하복 문화를 벗어나 직급에 상관없이 존칭을 사용하도록 했다.

쿠첸 관계자는 “정말 사내문화가 많이 변해 비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줄었다”며 “수평적 문화가 확산되니 의견타진이 자유로워졌다. 덕분에 업무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가 줄어들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사내문화 변화를 이끄는 전담 태스크포스(TF)도 있다. 현재 4기로 활동 중인 ‘스마트랩’은 부서별로 1명씩 인원을 차출해 10여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지나치게 길게 진행되는 회의문화, 보고를 위한 보고문화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쿠첸은 인본 경영으로 내실을 다지며 주력 사업군에 대한 자리매김을 견고히 하고 있다. 1979년부터 밥솥 시장을 이끌어 온 쿠첸은 2017년에는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레인지를 출시, 전기레인지 부문에서 비약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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