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김상조의 통렬한 반성…치즈통행세·보복출점 등 가맹본부 기형적 행위 되짚어봤다

김상조의 통렬한 반성…치즈통행세·보복출점 등 가맹본부 기형적 행위 되짚어봤다

기사승인 2017. 07. 27. 14: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13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사진=이병화 기자
“그간 공정위가 할 수 있었음에도 적시에 하지 못해 가맹점주의 고통을 방치하고 극단적인 선택에까지 이르게 한 부분을 깊이 반성하게 됐다. 치즈 통행세·보복출점 등 가맹본부들의 각종 기형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들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가맹분야 공정거래 옴부즈만 출범식’에서 공정위의 과오에 대해 통렬히 반성했다.

이날 공정위는 우리나라 외식업 가맹점주 10만 여명을 대변할 13명의 옴부즈만을 임명했다. 이들은 앞으로 가맹본부 불공정행위의 감시를 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정책은 공감을 얻지도, 효과를 제대로 내지도 못한다”며 “그간의 과오에 대한 어떠한 질책과 비난이라도 달게 받겠다. 현장의 목소리와 건의사항을 기탄없이 개진해 달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위원장의 인사말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우선, 소중한 시간을 내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가맹점주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히, 생업에 바쁘신 가운데서도 옴부즈만직 제의를 흔쾌히 수락해 주신데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 세계 맥도널드 매장 수보다 국내 치킨 자영업자 수가 더 많다는 보도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외식업종 자영업자 비율이 유달리 높습니다. 프랜차이즈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맹본부의 75%가 외식업종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하루 평균 60여개의 가맹점이 문을 열고 30여개의 가맹점이 문을 닫을 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폐업률도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분쟁과 피해유형도 다양합니다. 대만 카스테라 사태, 가맹본부 오너의 추문으로 인한 불매운동 등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문제는 새롭게 진화하고 있으나, 가맹점주들은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여러분들의 동료인 한 피자브랜드 가맹점주의 죽음은 저를 비롯한 우리사회에 커다란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그간 공정위가 할 수 있었음에도 적시에 하지 못해 가맹점주의 고통을 방치하고 극단적인 선택에까지 이르게 한 부분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고, 치즈 통행세, 보복출점 등 가맹본부들의 각종 기형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들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올 한 해 공정위가 국민들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가맹점주들이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지난 18일「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많은 국민들께서 저희의 대책에 공감하고 지지해 주셨습니다.

이번 대책은 외식업종에 많은 비중을 두었습니다. 특히, 가맹분야의 고질적인 갑-을(甲-乙) 관계 해소를 위한 다양한 개선책이 포함되었습니다.

우선, 최근 외식업종 가맹점주들이 필수물품 가격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래의 필수물품 공급의 취지는 가맹본부가 공동구매를 통해 구매협상력을 발휘하여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인데 오히려 시중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공급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이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존재해 왔습니다.

이에, 직전연도 필수물품 공급가격의 상·하한, 가맹점의 연간 필수물품 구입비용 등을 정보공개서를 통해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가맹희망자들이 계약 체결 이전에 정확한 비용부담을 알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또한, 외식업종 50개 주요 가맹본부의 필수 물품 상세 내역·마진 규모, 가맹점의 필수 물품 구입 비중 등을 비교·분석하여 공개할 계획입니다.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사회와 시장의 압력이 가해지도록 함으로써 가맹본부들의 자발적인 상생노력을 유도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가맹점주들의 지위와 협상력 제고를 위해 가맹점사업자단체 신고제와 광고·판촉 사전동의제를 도입하는 한편,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점주들의 비용부담 완화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가맹금 조정 사유로 포함하는 표준 가맹계약서 개정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신고포상금 및 보복금지제도 도입, 가맹본부 귀책사유에 따른 매출감소에 대한 배상책임규정 도입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수립하였습니다.

오늘 첫발을 내딛는 가맹분야 옴부즈만도 그 중 하나입니다. 옴부즈만이라는 말은 대리인, 대변인을 뜻하는 스웨덴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제 앞에 앉아 계신 열세 분의 옴부즈만들은 앞으로 1년 동안 우리나라 외식업 가맹점주 10만 여명을 대변하여 활동하게 됩니다. 아무쪼록 사명감을 가지고 가맹본부 불공정행위의 감시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정책은 공감을 얻지도, 효과를 제대로 내지도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과오에 대한 어떠한 질책과 비난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건의사항을 기탄없이 개진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