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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 이어 살충제 파문까지…비상 걸린 계란 수급

[사설] AI 이어 살충제 파문까지…비상 걸린 계란 수급

기사승인 2017. 08. 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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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살충제 계란'이 국내에서도 발견됐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산란계 농가의 계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고, 경기 광주시 산란계 농가에서는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로 인해 전국 농가의 계란 출하가 잠정 중단됐고,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에서는 판매를 중단했다.
  

농식품부는 15일 0시부터 모든 농장의 계란 출하를 중지하고, 3000마리 이상 산란계를 사육하는 농장을 대상으로 3일 이내에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 문제가 없는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이들 농가에서 생산돼 유통된 계란에 대해 유통과 판매를 잠정 중단 조치하고, 정밀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 시에는 전량 회수 또는 폐기 조치한다. 계란 유통에 큰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피프노닐은 개·고양이의 벼룩·진드기 제거에 사용되는 데 닭은 사용이 금지돼 있다. 국내 농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다. 산란계 8만 마리를 키우는 남양주 농장은 피프노닐이 ㎏당 0.0363㎎으로, 국제 기준치 ㎏당 0.02㎎을 초과했다.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하면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광주 농장의 비펜트린은 진드기 퇴치용 농약인데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이를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살충제 검출로 계란 수급 조절이 안 돼 또 한 번 파동을 겪게 됐다.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격이 폭등한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파문은 엄청날 것이다. 국내에서는 하루 대략 4000만 개의 계란이 소비된다. 가정의 식탁도 문제지만 식당, 빵집 등 모든 곳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국은 살충제 파문이 오래가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결과를 발표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어야 한다.
 

당국은 이번 기회에 닭, 오리, 소와 돼지 등 모든 가금류와 가축의 항생제 및 살충제 사용이 규정에 맞게 이뤄지고 있는지 일제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닭의 경우 병아리 때부터 항생제 등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지 엄격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 살충제 성분이 친환경 산란계 농장에서 검출됐기 때문에 다른 소규모 사육장에서도 이런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일련의 사태를 거울삼아 계란 수급대책을 서둘러 새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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