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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한국 동의없이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 불가”

문재인 대통령 “한국 동의없이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 불가”

기사승인 2017. 08. 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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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미국 조야에서 ‘예방 전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단호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 대한민국 정부에 있음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거행된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정부의 원칙은 확고하다.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고 정의다.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며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에 단호히 반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분단은 냉전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힘으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없었던 식민지시대가 남긴 불행한 유산”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제 우리는 스스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국력이 커졌다. 한반도의 평화도, 분단 극복도, 우리가 우리 힘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은 대한민국 정부에 있음을 명확히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현재의 안보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위기를 타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다”며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결정할 주체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평화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반도에 평화가 없으면 동북아에 평화가 없고, 동북아에 평화가 없으면 세계의 평화가 깨진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주변국들 역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적극 노력해야 할 당위성이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북한에 대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 동결 선언 시 남북대화에 즉각 돌입할 수 있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목적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지 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 점에서도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대화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핵문제의 역사는 제재와 대화가 함께 갈 때 문제해결의 단초가 열렸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유예하거나 핵실험 중단을 천명했던 시기는 예외 없이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그럴 때 북미, 북일 간 대화도 촉진되었고, 동북아 다자외교도 활발했다. 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한 제재는 대한민국 정부가 지향하는 주요 대북정책이 아니라는 점과 북한의 체제붕괴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공개 천명하며 북한에 유화적 손짓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역시 원하지 않더라도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다”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핵 없이도 북한의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제재 일변도가 대한민국 정부가 바라는 지향점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돕고 만들어 가겠다. 미국과 주변 국가들도 도울 것”이라고 북한에 거듭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며 “흡수통일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고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통일은 민족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의하는 ‘평화적, 민주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북한이 기존의 남북합의의 상호이행을 약속한다면, 우리는 정부가 바뀌어도 대북정책이 달라지지 않도록, 국회의 의결을 거쳐 그 합의를 제도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쉬운 일부터 시작할 것을 다시 한 번 북한에 제안한다”며 “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협력을 하루빨리 재개해야 한다”고 추석 이산가족상봉을 북한에 공식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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