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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신북방정책 구체화…한·러 ‘북핵불용’ 원칙 공감대

문재인 대통령, 신북방정책 구체화…한·러 ‘북핵불용’ 원칙 공감대

기사승인 2017. 09. 0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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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러 그 자체가 큰 의미
북한 영향력 큰 러시아, 한반도 '중요 변수'
"신뢰구축 힘써 이견 조율 해나가야"
문 대통령, '동방경제를 위해'<YONHAP NO-3779>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전체 세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부터), 할트마긴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7일 이틀간 취임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불용 원칙에 공감하며 대북공조를 다졌다. 다만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적인 대북 제재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원유공급 중단 등 강도 높은 제재에 사실상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대북 공조를 위한 러시아와의 시급한 신뢰구축이 문 대통령의 숙제로 떠올랐다. 러시아는 중국과 더불어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인 만큼 향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러 관계 강화가 더욱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선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자체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직접 만나고 중간에 전화통화를 한 데 이어 이번에 러시아에서 만나 소통하고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 센터장은 “앞으로 우리가 신북방정책을 어떻게 펼쳐 나갈지 이야기하며 협조의 가능성을 타진한 점도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러시아는 북핵 6자회담 참여국이며 북한 김정은시대에서 남·북, 북·미, 북·중 관계가 단절되거나 불편해질 때도 북·러 관계는 유지돼 왔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있고 더 나아가서는 중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러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사실 러시아는 한국에 별로 관심이 없고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넓히는 기제로 한반도 문제에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러시아가 남북 문제를 해결하진 못하더라도 훼방 놓을 힘은 있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러시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있어 중재자 역할 매우 중요”

다만 윤 교수는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서는 러시아로부터 시원한 대답은 얻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대통령은 아주 구체적인 것보다는 큰 틀의 원칙과 방향성에서 메시지를 주는 자리”라며 의견 불일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외교장관이나 국가안보실장 등 고위급 회담을 열어 추후에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센터장은 “문 대통령의 방러를 계기로 푸틴이 대북정책 방향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 센터장은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를 끝내 거부할 경우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미국과의 관계에서 받는 불이익을 감내할 것인지를 판단해서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수차례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했지만 ‘대화와 제재의 병행’이라는 대북정책의 기본 방향을 바꾼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 교수는 “대화할 때와 하지 않을 때의 명확한 구분은 쉽지 않으며 심지어 전쟁 상황에서도 대화는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국제규범을 위반했기 때문에 당연히 국제사회와 함께 공식적으로는 압박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물밑 접촉 등을 통해 대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안정적인 상황관리”라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의 방러 기간 중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가 이뤄진 점은 러시아와 국제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문 센터장은 “사드를 반대하고 압박하면 한국 측이 배치를 중지하거나 지연할 수 있다는 중·러의 기대감을 거둬 들인 것으로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며 ”미국에게도 한·미 동맹을 확고히 하고 신뢰를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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