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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틸러슨의 북미 대화 발언, ‘코리아 패싱’ 없어야

[사설]틸러슨의 북미 대화 발언, ‘코리아 패싱’ 없어야

기사승인 2017. 10. 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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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지난 30일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며 북한이 대화를 나눌 의지가 있는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시진핑 주석과 회담 후 기자들에게 "미국은 북한의 대화 의지를 살펴보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의 대화가 "블랙아웃 같은 암담한 상황은 아니다. 두세 개 정도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덧붙였다. 대화에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틸러슨 장관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북핵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시 주석을 만나고 나서 북한과 두세 개의 대화 채널을 가동 중이니 지켜봐 달라고 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에 어떤 해결점을 찾아가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한다. 특히 블랙아웃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는 북한과의 대화가 어떤 형태로든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로 이해할 수 있다. 북·미 대화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대화 내용에 따라 안보가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핵 폐기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조가 유지될지 관심거리다. 대화 조건이 핵의 포기가 아닌 동결이라면 이는 사실상 북핵을 용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대화 조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북·미 대화와 관련해 2가지를 경계해야 한다.


첫째는 북핵을 현 상태에서 동결하거나 핵을 인정하고 북·미 간 평화협정을 맺는 경우다. 북한은 미군 철수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북핵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방패막이도 없어진다. 말 그대로 '안보재앙'이다. 다음은 북·미 대화에서 우리가 배제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창하는 한반도 운전자론이 동력을 상실할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미국과 북한은 전쟁을 벌일 것 같이 말폭탄을 주고받으면서도 속으론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북·미 간 대화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이게 외교안보팀의 최대 과제다. 북한은 남한을 배제하려 하기 때문에 우리의 의사를 반영하려면 미국과 친밀하게 지내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북미 대화 움직임이 가시화될수록 신뢰할 만한 한·미관계는 더더욱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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