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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배 참사,급유선충돌·물살·수온이 피해 키워

낚싯배 참사,급유선충돌·물살·수온이 피해 키워

기사승인 2017. 12. 0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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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심각단계' 발령 후 사고대책본부 꾸려
실종자 2명 찾은 후 정확한 사고경위 조사 발표
강한물살·저체온·흐린시야·급유선 충돌 등 화근
해경 급유선 선장 체포해 사고경위 조사
3일 인천 영흥도 해역에서 발생한 사고는 2015년 돌고래호 전복사고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낚싯배 사고로 기록됐다. 해양수산부와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신고와 출동, 긴급구조 과정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큰 피해로 이어진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해경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9분께 인천시 옹진군 진두항 남서방 1마일 해상에서 낚시 어선 선창1호(9.77t)가 급유선 명진15호(336t급)과 충돌 후 전복됐다. 전복된 낚싯배 선창1호는 해경에 정식신고 후 부두를 떠난지 9분 만에 사고가 났다. 112신고센터에 사고 접수 후 구조보트는 사고 발생 33분 뒤인 6시42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헬기는 사고 발생 14분 뒤인 7시24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빠른 조치에도 불구하고 탑승자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실종 2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실종자 2명은 끝내 찾지 못했다. 생존자 7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낚시객은 대부분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낚싯배는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 영업 중이었고 출항도 정상적인 신고를 거쳤다”며 “정원 규정을 위반한 것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배에 탔던 이들이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배가 전복되면서 충격 등으로 사망했거나 구명조끼가 벗겨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겨울철 낮은 수온과 거센 물살 등이 인명 피해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고 해역 일대는 급유선과 어선 등 선박의 통행량이 많은데다 물살이 강하고 복잡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날은 여덟물 시기로 썰물의 세력이 큰데다 조고차가 8.5m에 달해 수색 작업 등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덟물이란 물살이 강해지는 단계를 뜻하는데, 물살이 셀수록 일물부터 물이라는 글자 앞에 숫자가 커지는 방식이다.

해가 뜨기 전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당시 해상에는 약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안개가 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게 차이가 30배가 넘는 급유선 출동에 따른 ‘충격’으로 선실 내 있던 낚시객들이 미처 탈출할 겨를이 없던 것도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보인다. 해경에 따르면 사망자 대부분이 선내에서 발견됐다. 해경 측은 “사고 당시 기상은 흐리고 비가 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리 밑 협수로를 통과하기 위해 사고 선박들이 서로 올라오고 내려가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해수부와 해경은 실종자 수색에 주력한 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해경은 낚싯배 인양작업에 착수해 선내를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번 사고는 2015년 9월 제주 추자도 해역서 발생한 돌고래호(9.77t) 전복 사건 이후 최악의 낚시선 사고다. 당시에는 1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당시 제주해경은 돌고래호가 악천후에 무리하게 출항했다가 너울성 파도에 의해 전복됐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어선 위기단계를 심각단계로 발령하고,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총력대응에 나섰다. 실종상태인 2명을 찾기 위해 항공기를 동원해 광역 수색망을 갖추도록 지시했다.

캡처
바닥에 큰 구멍 뚫린 선창1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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