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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대통령, 시진핑에 할 말은 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사설] 文대통령, 시진핑에 할 말은 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기사승인 2017. 12. 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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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불(不)' 얘기를 꺼낸 것을 두고 한국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외교심포지엄에서 "한국은 대외적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발전시키지 않는다고 밝혀 양국은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도 거들고 나섰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의 방중과 관련, "양국 관계의 미래는 한국이 사드 관련 3불 약속을 잘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까지 했다. 3불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관계개선이 어렵다는 의미도 된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사드가 크게 다뤄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중국은 외교부장과 인민일보가 나서 미리 바람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아예 이 기회에 3불에 대못을 박으려는 의도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문·시진핑 회담의 의제는 아주 난해하고 미묘할 수 있다. 우선 북 비핵화를 위해 중국과 어떻게 공조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을 견지지 못하고 손을 들게 하려면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해야 하는데 중국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시진핑에게 원유 공급 중단을 요구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도 이런 요구를 했었다. 러시아는 이를 거절했다.
 

중국이 끊임없이 요구하는 쌍중단(雙中斷)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는 대신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왕이 부장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은 "군사적 옵션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쌍중단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한·미 양국은 쌍중단 요구와 관계없이 고강도 훈련을 했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의 대응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사드 등 현안을 봉합하고 북핵해결과 경제협력 등 미래를 향한 논의에 초점을 맞추길 원하지만 중국은 이번 기회에 3불 약속을 확실하게 받아내려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제약을 받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 사드 보복 중단 등 당당하게 할 말은 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해서 우리 정부의 단호함을 보여줘야 한다.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이 뭐를 해야 할지 분명하게 알려주는 정상회담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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