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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보다 더 매섭다…중형조선소, 희망퇴직 ‘칼바람’에 떠는 사람들

한파보다 더 매섭다…중형조선소, 희망퇴직 ‘칼바람’에 떠는 사람들

기사승인 2017. 12. 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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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조선소가 잇따른 희망퇴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채권단이 내세운 RG발급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정비 감축 등 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희망퇴직만으로 부족할 경우에는 무급 순환휴직 등을 시행함으로써 조선소 내 직원들은 일년 내내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STX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접수한 희망퇴직 신청이 지난 11일 마무리됐다. 신청 인원의 퇴직 일자는 이달말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의 희망퇴직은 지난 7~9월 사이 수주한 선박 7척에 대한 선수급 환급보증(RG) 발급 조건으로 산업은행이 고정비 30% 삭감을 요구하면서 진행됐다.

보름간 회사가 받은 희망퇴직 신청자수는 고정비 1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은 만일 희망퇴직 신청이 적어 고정비 30% 삭감 효과가 나지 않으면 무급휴가, 임금삭감 등의 추가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STX조선 관계자는 “몇 십 년을 근무했는데 하루아침에 퇴사를 결정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회사 전체 직원이 워낙 많이 줄어 희망퇴직을 신청한 인원 가운데서도 중요 직책을 맡고 있거나 혼자 파트를 맡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중형조선소는 올해 들어 줄일 수 있을 만큼 직원들을 줄이고 있지만 줄곧 고정비 축소 등 희망퇴직을 강요받으면서 남은 사람들 역시 일년 내내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STX조선의 현재 직원수는 1420여명으로 2015년(2502명)에 비해 43% 감소했다. 성동조선해양 역시 2015년 1977명에서 현재 1250명으로 36% 가량 줄었다.

희망퇴직뿐 아니라 무급 순환휴직도 실시중이다. STX조선은 지난해 12월부터 사무직을 시작으로 올해 4월 현장직도 순환휴직을 시작했고, 7월에 순환휴직 대상이 더욱 확대됐다. 성동조선도 현재 1250명 중 750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가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형조선소에 대한 지원책은 내놓지 않고 오히려 청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은 그간 임금을 반납하거나 무급으로 일해온 직원들에게 박탈감을 심어주기 충분하다”며 “무작정 인력을 줄여나가기 보다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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