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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텅빈 장기전세…서울시 ‘입주 요건’ 바꾼다

강남 한복판 텅빈 장기전세…서울시 ‘입주 요건’ 바꾼다

기사승인 2018. 02. 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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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원대 비싼 보증금 탓에 빈집 48가구
市,철거민 입주우선권 부여 등 완화 논의
서울-장기전세주택-공실-현황
보증금이 5억~6억원에 달해 빈집으로 남아 있는 서울 강남권 장기전세주택 50여가구가 상반기 입주자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공실을 채우기 위해 보증금·소득기준 인하, 철거민·다자녀 가구 우선권 부여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4월 중 35차 장기전세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번 35차 모집에는 비어있는 강남권 장기전세주택도 포함된다. 서울시는 입주 조건 완화 같은 공실 해결 방안을 마련해, 이번 회차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울시가 운용하는 장기전세주택은 3만314가구다. 이 중 공고를 내고 입주자를 모집했음에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공실로 남아있는 집은 48가구로, 모두 강남권 아파트다.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가 31가구로 가장 많고,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 10가구,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2가구, 역삼동 ‘역삼자이’ 2가구, 논현동 ‘경복논현아크로힐스’ 2가구,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반포’ 1가구 등이다.

강남 황금 입지 임대아파트가 공실로 남은 이유는 서울 장기전세 입주요건(34차, 3인 이하 가구 월 평균 소득 586만원 이하)에 부합하면서 20평대에 5억~6억원에 달하는 임대 보증금을 내고 살만한 입주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공실이 가장 많은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59㎡는 장기전세 보증금이 34차 모집 당시 5억4670만원이었고, 아크로리버파크 59㎡는 6억1250만원이었다.

장기전세주택 보증금은 주변시세의 80% 선에서 결정되지만, 강남 아파트의 경우 워낙 비싸기 때문에 80%보다 낮게 책정한다. 소득 기준 역시 34차 때는 앞선 33차(481만원)보다 완화했지만 그래도 미달이 발생한 것이다.

서울시의 고민이 깊어지는 부분도 이와 맞닿아 있다.

소득 기준은 이미 한차례 완화했고 시세 역시 80%보다 낮게 책정했는데, 공실이 난다고 해서 이를 마냥 낮춘다면 임대주택 공급 취지에 어긋날뿐 아니라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등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실을 채우기 위해 자격을 무조건 완화한다면 저소득층에 돌아가야 하는 혜택이 상대적으로 더 여유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상황이 될 수 있어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자격을 완화해서 입주자를 모집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고, 공익사업으로 인한 철거민이나 다자녀가구 등에 입주 우선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면서 “여러 방안을 놓고 SH와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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