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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GM 면담 요청에 분주한 산업부

[취재뒷담화] GM 면담 요청에 분주한 산업부

기사승인 2018. 02. 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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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방한 중인 배리 엥글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22일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정부측 인사를 만나 입장을 들어 보겠다는 취지입니다. 이에 산업부에선 장관 일정에 맞춰 엥글 사장을 부산으로 부른다는 입장입니다.

21일 산업부 관계자는 “GM에서 22일 만나자고 요청했지만 당일 장관은 부산에 일정이 있기 때문에, GM 측에 부산에서의 만남을 요청했다”면서 다만 “누가 만날 지, 언제 만날 지는 아직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요청에 GM도 엥글 사장의 부산행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다만 만약 GM이 이를 거부할 경우엔 면담이 불발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백 장관이 최근 언론을 통해 ‘GM이 장기간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져오면 상생하는 방향을 찾겠다’는 시그널을 보냈는데도 GM측이 자구안 없이 가볍게 면담을 제의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하지만 나라 전체가 주시하고 있는 중대한 사태에 주무부처가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게 아쉽습니다.

특히 장관이 빡빡하다는 22일 일정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청년일자리 박람회 입니다. GM 철수시 15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질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제쳐두고 일자리 박람회를 찾는다는 건 아이러니 입니다.

이미 GM 공장 하나가 폐쇄됐고 완전히 철수하느냐 아니냐의 결정이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정부와 GM간 입장을 논의하고 간극을 좁혀 사태 해결에 대한 노력을 보여야 합니다. 아직 정리 조차 되지 않은 정부측 대응은 국민들에게 혼란과 불안감을 조성하고, 미국과 GM에 부정적 시그널로 해석될 수 밖에 없습니다.

20일 국회를 방문한 앵글 사장도 “한국에 남아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상황입니다. 이제 그 방법을 양측이 논의해야 합니다. 협상에 있어 안 만나는 게 우위에 서는 게 아닙니다. 만나서 확실하게 우리 입장을 GM본사에 알려 주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화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하는 일은 주무부처 수장인 장관이 직접 해야 할 일입니다. 그것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나아가 정부 최대 과제인 일자리까지 챙기는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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