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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총수부재에 일본 경영간섭까지…흔들리는 ‘롯데’

롯데총수부재에 일본 경영간섭까지…흔들리는 ‘롯데’

기사승인 2018. 02. 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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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선고공판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김현우 기자 cjswo2112@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이 됐다. 하나의 롯데로 ‘원톱체제’를 굳히며 순항 중이던 롯데가 총수 부재도 모자라 일본 롯데의 경영권 간섭 위험에까지 처하며 삐걱거리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사임건을 승인했다. 일본 법상 이사회 자격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경영인이 법정구속되면 공식직함을 내려놓는 일본 재계 관례대로 신 회장의 사임 의지를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이사직과 부회장직은 유지돼 당장의 위기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롯데로서는 ‘경영권 분쟁’보다 더 큰 파고와 마주하게 된 셈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로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내 롯데계열회사들의 지분까지 모두 합치면 호텔롯데의 지분 99.28%가 일본 소유다.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경영권 분쟁으로 부각된 얽히고 설킨 순환 출자고리를 끊으며 롯데지주를 설립,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시키고 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여전히 롯데의 지배구조는 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계열사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이다.

현재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롯데홀딩스의 종업원지주회(27.8%)와 5개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의 지지로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의 단독 체제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할지 모른다. 신동빈 회장 측근으로 경영권 분쟁으로 위기가 있을 때마다 신 회장에 지지를 보냈지만 신 회장이 실형을 받고 물러난 만큼 등을 돌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국 롯데에 대한 경영간섭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본 지분이 대부분인 호텔롯데의 상장도 힘들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 기회를 노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또다시 일단락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28.1%)의 지지를 등에 업고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으로 흔들리는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만 끌어들인다면 50% 이상의 과반수로 다시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 복직될 가능성도 있다.

경영권 분쟁 이후 ‘뉴롯데’를 꿈꾸며 이뤄왔던 신동빈 회장의 꿈이 한순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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