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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BC 방송 “트럼프, 관세전쟁 언급시 격노 상태”

美 NBC 방송 “트럼프, 관세전쟁 언급시 격노 상태”

기사승인 2018. 03. 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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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힉스 증언·세션스 처신·사위 기밀권한 강등으로 심기 불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촉발할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방침을 결정할 때 매우 격노한 상태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NBC 방송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에 정통하다는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관세 부과 방침이 나오기 전날인) 수요일 저녁 대통령은 몹시 화가 난 듯이 보였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NBC 방송은 “두 명의 행정부 관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개시 결정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다른 이슈에 대한 분노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또한 대통령에게 최선의 조언이 되도록 합의를 이뤄 입장을 제시해야 하는 내부 시스템이 무너진 것도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NBC는 백악관 내부 문건을 검토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정부 변호사나 전문 스태프의 철저한 검토 없이 이뤄졌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한 이유를 3가지 사건에서 찾았다. 먼저 사임을 표시한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의회 증언, 연방수사국(FBI) 내부수사를 둘러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의 갈등,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기밀정보 접근권한 강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련의 일들에 분노를 느끼던 차에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제안한 무역전쟁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고 NBC 방송은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언급에 한국 철강업계는 잔뜩 위축된 상태다.

미국은 그간 한국산 철강을 ‘눈엣가시’같은 존재로 여겨왔다. 중국과 ‘철강 무역전쟁’을 벌여 값싼 중국산을 몰아냈더니 빈자리를 한국산이 채우고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국산에 대해 정부 보조금 및 초과 생산으로 낮은 단가의 철강을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미국의 불만은 한국산 철강에 대한 각종 수입규제로 이어졌다. 미국은 현재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수입규제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총 40건의 수입규제를 진행(또는 조사)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많은 품목이 철강·금속으로 무려 28건에 달한다.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박 수위는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더욱 높아졌다.

대표적인 예가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2016년 9월 한국산 냉연강판에 최고 65%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해 우리나라 철강업계에 충격을 던진 바 있다. 같은 달 중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최고 61%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연타’를 날렸다.

트럼프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에는 미 상무부 국제무역청(ITA)이 포스코 후판에 대해 7%의 반덤핑 관세와 4%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판정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에 대한 수입규제도 강화했다. 지난해 10월 반덤핑 2차 연도 연례재심에서 1차 연도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이밖에 대형구경강관, 인동, 냉간압연강관 등 각종 한국산 철강 품목이 대부분 미국 측 수입규제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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