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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특사단 공군2호기 탄 이유는…준비기간 촉박·미국 대북제재 고려

대북특사단 공군2호기 탄 이유는…준비기간 촉박·미국 대북제재 고려

기사승인 2018. 03. 0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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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고방산 초대소 '최고 환대'
대북특사단 태운 공군2호기<YONHAP NO-6310>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탑승한 특별기가 5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이 5일 오후 공군 2호기를 타고 방북했다.

이날 특사단이 이용한 특별기는 공군 2호기로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인 1985년 도입된 보잉 737-3Z8 기종이다. 한 때 공군 1호기로도 쓰였으며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2003년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가 특사로 방북했을 때도 이용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군 2호기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민항기를 전세 내는 것도 국내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간편히 이용할 수 있는 전용기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번 방북 비행기는 제재 대상이 아님에도 미국 측과 사전에 협의돼 있었다”고 밝혔다.

민간 전세기를 쓰려면 준비와 계약 단계부터 시간이 걸리는데 문 대통령이 1일 대북 특사를 공식화한 이후 4일 명단 발표, 5일 실제 파견이 이뤄지는 등 이번 특사단 파견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미국의 대북 제재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대통령 행정명령 형식으로 ‘외국인이 이해관계가 있는 항공기는 북한에서 이륙한 지 180일 안에 미국에 착륙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공군 2호기는 항속거리가 짧아 국내 이동용으로만 쓰여 미국으로 갈 일이 사실상 없다. 지난 1월 북한 마식령스키장 남북 스키공동훈련을 위해 남측이 전세기를 이용했을 때는 미국과 조율해 예외로 인정받았었다.

◇ 대북 특사단 묵는 고방산 초대소 ‘손님 최고 환대 상징’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륙한 대북 특사단의 특별기는 인천공항~평양 순안공항을 잇는 ‘ㄷ’자 모양의 서해 직항로로 비행했다. 인천공항 서쪽 공해상으로 이동해 북상한 후 평양 서쪽 바다에서 동쪽으로 들어가는 코스다. 이 직항로는 2000년 남북 합의에 따라 새로 생긴 항로다. 지난달 김영남·김여정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평양과 인천공항을 오갈 때 활용했다. 2009년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도 북한 조문단이 이용했었다.

남측 대북 특사단이 묵은 숙소는 평양 대동강변 고방산 기슭에 있는 고방산 초대소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각종 체육시설과 오락기구, 도서관, 의료시설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주변에 건물이 없고 외부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1970년대 초 지어진 고방산 초대소는 당초 인민무력부가 관리했지만 80년대 초 대남 사업부서인 3초 청사로 잠시 이관됐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북한 외무성이 관리하고 있다고 대북소식통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곳을 연회장소로 사용했으며 프랑스·이탈리아 등 외국요리도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2013년 방북했던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일행이 묵었으며 지난해 미국 기자들이 방북했을 때 이용했다.

당초 대북 특사단 숙소로는 2000년과 20007년 1·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백화원 초대소가 거론되기도 했다.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특사로 방북했을 때는 대동강 초대소를 이용했다. 대북 특사단은 북한에서 팩스와 전자우편을 이용해 청와대와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다만 중요한 내용이나 상세 현안은 다루지 않고 6일 귀환 이후 문 대통령에게 직접 대면 보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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