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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털기·허위사실 유포…악플에 시달리는 상처뿐인 ‘미투’

신상털기·허위사실 유포…악플에 시달리는 상처뿐인 ‘미투’

기사승인 2018. 03. 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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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2차 가해로 우울증, 불안장애 겪기도…처벌 강화로 근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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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민기씨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 SNS에 이를 비난하는 댓글이 올라와 있다..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관련자에 대한 신상털기, 허위사실 유포 등 2차 가해가 잇따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차 가해는 성폭력 피해자와 피의자, 가족은 물론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익명의 가상 공간에서 집단심리에 편승해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행태는 하루빨리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폭로자로 잘못 지목된 A씨는 자신에 대한 비난과 욕설이 잇따르자 최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미투 운동을 처음 보도한 기자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정 전 의원의 지지층이 신상털기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자 성추행,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여성이나 가해자 가족을 향한 2차 가해 또한 덩달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배우 조민기씨가 2년 전 청주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학생들을 상대로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오자 누리꾼들은 조씨에 대한 비난을 시작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언론에 노출된 조씨의 딸과 아들, 아내에게도 화살이 쏟아졌다.

조씨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이번엔 성추행 폭로를 한 여성의 SNS에 ‘죽은 짓을 한 것도 아닌데 무개념 폭로로 귀한 생명이 사라졌다’ ‘사람 죽였으니 참 좋겠다’ 등 악플이 잇따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의 본래 취지에 반하는 2차 가해가 개인을 넘어 소속 집단과 공동체에 대한 공격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미투 운동은 여성과 남성의 성적 대결이 아니며, 이에 따라 2차 가해는 본질에 반하는 것”이라며 “성추행, 성폭력 피해자나 가해자는 물론 가족까지 공격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집단심리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여성이나 약자에 대한 2차 공격은 가해자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2차 피해를 겪을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번지기도 해 처벌 강화 등을 통해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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