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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수수료 인하 칼빼든 신한카드…고통분담 요구하는 밴업계

밴수수료 인하 칼빼든 신한카드…고통분담 요구하는 밴업계

기사승인 2018. 04.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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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가 부가통신사업자(VAN· 이하 밴)에게 돌아가는 전표매입 수수료를 18원에서 3원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히면서 밴 업계가 불만을 강하게 토로하고 있다. 신한카드와 밴 업계(밴사·밴대리점)는 지난 6일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린 것이다.

양측 갈등은 카드 수수료 인하 조치 이후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신한카드가 밴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힌 것도 전표매입 업무를 정보통신기술(IT)업체에 위탁해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한 조치였다. 카드 수익이 줄어들면,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 가운데 일부 수익을 가져가는 밴 업계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이번 갈등의 불씨가 됐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밀어붙인 금융당국이 정작 손놓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밴 업계(한국신용카드VAN협회·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양측은 지난 6일 서울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 이후 현재까지 향후 협의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만남에 대해 밴 업계에선 “서로 간 의견을 교환하는 정도”라고 평했다. 또 신한카드 측은 “연이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고 밴 업계 입장도 충분히 들었다”며 “(밴 업계와의) 협상 여지를 열어놓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가 밴 수수료 인하 카드를 내민 것은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신한카드가 본격적으로 전표를 전자문서(데이터)로 처리하는 IT업체 케이알시스에 단계적으로 위탁하게 되면, 밴업계에 돌아가는 수수료 수입도 점차 인하될 전망이다.

밴 업계가 ‘일자리를 뺏겼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한 밴대리점 업체 관계자는 “2016년 금융당국의 ‘5만원이하 무서명거래 정책’ 도입 이후 관련 전표수거 수수료 수익도 급감했는데, 전표매입 업무도 뺏기니 답답한 심정”이라며 “가맹점 카드기 설치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을의 입장에서 어느정도 카드사가 고통분담을 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 주장에 대해 신한카드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16년 4월 금융위원회의 중재로 ‘밴대리점 수익보전 업무협약(MOU)’을 통해 마무리 지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당시 카드사들은 밴대리점 고통분담 차원에서 카드사(18원)와 밴사(12원)가 결제 건당 30원을 밴대리점에 건네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측은 “2016년 협의했던 고통분담 비용 합의사항에 충실히 이행해왔는데, 이미 합의된 내용을 밴업계가 다시 언급하고 있다”며 “이번 합의 건은 다른 내용으로, 충분히 밴업계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금융당국 책임론도 제기된다. 2016년 당시 금융위원회가 무서명거래 정책을 도입하면서 업계 간 갈등을 조율한 것처럼,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친 금융당국이 나서 중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2016년 무서명거래 정책을 도입했기 때문에 협의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이번 건은 민간 사업자 간 위탁 업무라서 금융 당국이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밴대리점 협회 격인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는 오는 25일 오후 2시 ‘VAN 대리점 생존권 보장을 위한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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