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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낮추니 매출이 ‘쑤~욱’…“1만원으로 호텔 즐겨요”

가격 낮추니 매출이 ‘쑤~욱’…“1만원으로 호텔 즐겨요”

기사승인 2018. 05. 1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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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서울] 더 누들 바_3
콘래드 서울 ‘더 누들 바’의 라멘
호텔은 비싸다는 편견은 이제 옛말이 된지 오래다. 장기불황으로 비즈니스 런치 등을 론칭하며 문턱을 낮추던 호텔업계가 이제는 ‘1만원’ 메뉴를 선보이며 젊은층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짜투리 공간을 활용해 캐주얼한 메뉴를 선보이며 매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코스요리 일색이던 서울시내 특급호텔들의 식당들이 1만원으로도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속속 출시하며 ‘가성비’를 앞세워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기는 2030에게 호텔의 매력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동시에 연관구매 효과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콘래드 호텔의 ‘더 누들바’가 대표적이다. 2층 뷔페식당 ‘제스트’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트리오’ 사이의 공간에 델리존으로 활용하던 공간을 지난해 11월 ‘더 누들바’로 바꾼 후 인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몰려들어 늘 만석이다. 9000원부터 시작하는 일본 라멘 메뉴부터 곁들임 메뉴로 준비된 새우튀김·닭꼬치·교자 등도 3000~5000원 정도다. 평일 점심시간에만 평균 100여명이 이곳을 찾는다. 입소문이 퍼지며 저녁에도 간단한 안주 메뉴와 함께 술을 간단히 즐기러 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콘래드호텔 더 누들바와 하얏트 서울 텐카이
콘래드호텔 더 누들바와 하얏트 서울 텐카이
그랜드 하얏트 서울도 2016년 대표 일식당을 4개의 공간으로 나눠 맛집 골목을 콘셉트로 한 ‘322소월로’를 선보인 바 있다. 이중 선술집(이자까야)은 5000원부터 시작하는 꼬치메뉴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자 저녁시간에만 문을 열던 식당이 최근에는 점심시간에도 문을 열기 시작했다. 점심에는 덮밥요리와 모듬 꼬치 등을 한상차림으로 간소화시켜 선보인다. 매장 오픈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200% 늘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레스토랑 매출의 상승뿐 아니라 주로 데이트를 즐기러 오는 연인들도 많아 간단히 식사를 즐기고 1층 카페라운지 등을 이용하거나 옆의 플라워숍인 ‘피오리’에서 꽃이나 소품을 사는 등 연관구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도 델리숍 ‘실란트로 델리’에서 최근 1만원이 채 되지 않은 가성비 높은 메뉴를 출시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샌드위치류가 8000~9000원이며, 최고 비싼 메뉴가 1만2000원일 정도로 특급호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가격대다. 메뉴 출시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샌드위치류와 샐러드류의 매출은 출시 이후 2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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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메르디앙 서울 ‘M 컨템포러리 카페&비스트로’의 시그니처 음료 ‘아이스티치노’.
지난해 재오픈한 ‘르 메르디앙 서울(구 리츠칼튼)’은 샤갈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M컨템포러리’와 함께 바로 옆 에드워드 권 셰프가 총괄하는 ‘M컨템포러리 카페&비스트로’가 합리적인 가격대로 프렌치 정찬을 맛볼 수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에드워드 권 셰프의 특별 레시피로 탄생한 이색음료 ‘아이스티치노’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레몬 아이스티치노’ ‘복숭아 아이스티치노’ ‘열대과일 아이스티치노’ 등 3가지 맛의 음료메뉴는 9000이다.

특급호텔의 1만원 메뉴는 포시즌스 호텔부터 시작됐다. 로비라운지와 플라워숍 사이의 공간에 ‘컨팩션 바’를 오픈할 때부터 운영했는데 커피 가격이 7000~9000원 정도며, 케이크류도 비슷한 가격대로 형성돼 있어 인근 직장인들에게 가성비 높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호텔홍수 속에서 그동안 품위를 지켜왔던 특급호텔들도 더 이상 안주하지 않고 가성비와 가심비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젊은층을 흡수시키며 생존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연관구매 효과까지 얻으며 잠재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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