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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먹힐까” 태국 금융권 긴장…디지털화 경쟁서 깃발꽂기 전쟁

“중국에 먹힐까” 태국 금융권 긴장…디지털화 경쟁서 깃발꽂기 전쟁

기사승인 2018. 05. 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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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암상업은행(SCB)이 출시한 ‘SCB EASY’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광고. 사진출처=시암상업은행 홈페이지
중국 인터넷 대기업의 금융업 디지털화 열풍이 거세지면서 태국 금융업계들이 두 팔 걷고 디지털화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자국 내 고객을 중국 업체에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태국 대형 은행들이 잇따라 모바일 뱅킹을 통한 은행 간 거래·송금·청구서 지불 시 따라붙던 수수료를 폐지하겠다고 나섰다면서 디지털 서비스 부문을 성장시키기 위해 고객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태국 시암상업은행(SCB)은 지난 3월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진행되는 거의 모든 부분의 은행 거래 수수료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의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차원이라고 시암상업은행은 설명했다. 

매체는 “당시 시암상업은행의 수수료 폐지 발표는 태국 금융권에 충격을 안겼다”면서 “발표 후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태국의 주요 대출 기관인 국영은행 크롱타이은행(KTB)이 비슷한 내용의 수수료 철폐 방침을 발표했으며 이어 같은날 방콕은행·카시코른은행도 앞선 은행들의 방침을 따르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인터넷기업의 위협적인 디지털 결제 시스템 성장세도 태국 은행들의 디지털화 가속에 한몫했다.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홀딩스가 주도하는 금융의 디지털화는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매체는 “이들 중국 기업은 전자결제·소매·차량공유서비스·대출·소셜미디어 등을 통합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중국 고객뿐만 아니라 결국 태국 고객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태국 금융권에겐 위협적”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금융 디지털화에 대해 기업이 새 시장을 찾고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본다. 기업들이 모바일 뱅킹 이용 고객의 정보를 수집한 후 소비 습관·특정 선호도 등을 파악해서 새로운 고객 기반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시암상업은행의 아락 수티봉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대출 등 금융 성장세가 안정권을 지나 점점 꺾일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태국 모바일 결제 기업들이 중국 디지털 플랫폼 업체들을 경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미 태국 내 편의점·소매점·식당 등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태국 자산 규모 세 번째인 시암상업은행은 올해 초 “3년 내 1200여 개에 달하는 은행 지점을 400개로 줄이고, 직원 수도 2만7000명에서 1만5000명으로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시암상업은행은 이런 대규모 변화를 통해 고객 디지털 서비스 관련 비용을 30% 절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락 CSO는 매체에 “우리는 더 이상 문서 처리 업무에 인력을 투입하지 않겠다”며 “이 직원들은 고객의 비즈니스 실행 능력과 자산 관리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고객 관리 담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락 CSO는 “은행 지점들이 미래에는 사라질 것”이라며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모바일 뱅킹 이용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이미 전체 소매업 거래량의 약 10% 미만이 장외 거래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암상업은행의 최근 움직임은 대형 은행들이 디지털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잘 보여준다고 매체는 전했다. 

시장에서는 금융권의 디지털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디지털화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시암상업은행의 경우 디지털 뱅킹으로 거듭나기 위해 3년간 배정한 예산은 12억~15억달러(약 1조2000억원~1조6000억원)에 이른다. 디지털화 계획을 발표했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6%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증권사 메이뱅크 킴앵은 “거래 수수료 인하로 올해 총수입이 2% 감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국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라 모바일 뱅킹을 통한 은행 거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태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모바일 뱅킹 거래액은 326억4000만달러(약 34조8000억원)를 하회했다. 이는 3년 전보다 약 7배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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