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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역사’ 끝났다…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로 첫 걸음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역사’ 끝났다…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로 첫 걸음

기사승인 2018. 05. 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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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6차 핵실험 장소, 비핵화 로드맵 이행의지…미국에는 '보상책' 압박
정부, 핵실험장 폐쇄 후속조치 논의…"북미 정상회담 성공 다각적 지원"
38노스
지난 21일 찍힌 풍계리 일대의 위성사진을 보면 서쪽 갱도 인근에 새로운 대피소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핵개발의 상징인 풍계리 핵실험장의 역사가 12년 만에 막을 내렸다. 24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에 사용된 다이너마이트의 폭발음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평화의 축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는 북한 당국이 공언한 지 34일 만에 우여곡절을 거쳐 이뤄졌다.

북한은 이날 남한·미국·영국·중국·러시아 취재진이 참관한 가운데 오전 11시 핵실험장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한 것을 시작으로 오후 4시 17분께까지 4번 갱도와 3번 갱도, 막사 등을 잇달아 폭파했다.

북한은 핵실험장 갱도 뿐 아니라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발표한 대로 지상의 관측설비와 연구소, 경비건물 등을 폭파방식으로 철거함으로써 시설을 완전 폐기했다.

‘세기의 핵 담판’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첫 실질적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핵개발 가능성까지 폐기하는 선제적인 조치로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국제사회가 확인하는 역사적인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6·12 정상회담이 다가올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북·미간 치열한 수싸움도 이번 핵실험장 폭파에 따라 일단 막판 조율에 청신호가 켜졌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북한이 지난달 27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종료와 관련된 결정서에 명시한 사항이다. 결정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새 노선으로서 핵실험장 폐쇄는 노선 전환을 ‘실천’하는 성격을 담고 있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이 6차례의 모든 핵실험을 감행한 장소다. 북한이 이곳을 전격 폐쇄하는 것은 북·미가 마련할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적극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미국으로서는 비핵화에 대해 통 큰 보상책을 내놓아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됐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를 통해 자신들이 ‘성의’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대미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적극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북·미 정상회담의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발 빠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향과 후속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는 상임위 종료 후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조치임을 평가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정부 차원의 다각적 지원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조치에 대해 “비핵화와 관련된 첫 번째 조치”라며 “이번 조치가 추후에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은 그동안 북한의 핵 고도화 능력이 표출된 장소라며 핵실험장 폐기는 북한의 미래 핵 능력이 매몰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상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갱도가 모두 폭파된다 해도 북한이 추후 이 실험장을 재사용하기로 결정하면 언제든 다시 파낼 수 있다는 점에서 최대 관건은 역시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을 방문 중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 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가 쇼로 끝나선 안된다”며 “비핵화를 향한 발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비핵화 의사를 표명하고 2008년 영변 냉각탑을 폭파까지 했지만 결국 이는 쇼에 그쳤고 이후 6차 핵실험까지 진행됐다”며 “추후 전문가 등을 통한 더욱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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