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중국 ‘불교 외교’로 동남아 영향력 굳히기

중국 ‘불교 외교’로 동남아 영향력 굳히기

기사승인 2018. 06. 03. 14:5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6746769308_8d6ebf9f8e_o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3월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하고 계속해서 양국의 우호관계를 이어가고 또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사진출처=시리세나 대통령 플리커 공식 계정(www.flickr.com/photos/maithripalas)
중국이 동남아시아의 ‘불교 국가’로 알려진 인도양 요충지 스리랑카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동남아에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불교 국가를 대상으로 이른바 ‘불교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현지시간) 중국이 불교외교를 내세워 스리랑카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인프라 건설로 빚에 허덕이고 있는 스리랑카에 11억달러(약 1조1900억원)를 빌려준 것은 동남아 불교 국가들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는 중국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친중국 성향의 정권이 물러나고 반중 세력으로 교체된 스리랑카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위해서다.

지난 2015년 취임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중국 정부와 맺은 일대일로 프로젝트 중 일부를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그는 선거 운동 당시 인프라 프로젝트로 대중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 대해 “라자팍사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계속 이어진다면 스리랑카는 식민지가 되고 우리는 노예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은 불만을 표출하고 현지 프로젝트 중단할 수 있었지만, 냉정한 태도를 유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라자팍세 전 대통령의 고문이었던 아룬 탐비무뚜는 “중국은 스리랑카에 남아있기로 결정했다”며 “중국은 스리랑카와 모든 거래를 재협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인도양의 진주’로 불리는 스리랑카의 지리적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던 것이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취임 해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계속해서 우호관계를 이어가고 또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중국은 최근 산시성 바오지시에서 불교 문화 축제를 개최했다. 바오지시 법문사에는 부처의 손가락 사리(뼈)가 봉안돼 있다. 매체는 근 몇 년간 열린 불교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라며 중국의 불교 부흥은 과거와는 다른 행보라고 전했다. 중국공산당은 1960~1970년대 국내 수백 개의 고대 불교 지역을 파괴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불교 부흥운동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스리다 쁘라부 국제관계 전문가는 “중국이 앞으로 스리랑카에서 불교 부흥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불교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매체에 따르면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대(對)스리랑카 외교 전략을 ‘마셜 플랜’이라고 부른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서유럽 16개국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했다. 중국도 항만, 다리, 고속도로 등 인프라 건설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아시아 국가들과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 다른 고위 외교관들은 중국의 불교외교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1970년대 아시아의 공산화를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펼친 불교 수용 전략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