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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위반 차량 몰래 찍고 “돈 달라” 협박한 ‘카파라치’ 검거

신호위반 차량 몰래 찍고 “돈 달라” 협박한 ‘카파라치’ 검거

기사승인 2018. 06. 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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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기사 사진
/송의주 기자 songuijoo@
택배 차량이나 택시 운전자 등 도로에서 교통법규 위반자들을 몰래 촬영한 뒤 공익제보를 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상습공갈 등의 혐의로 장모씨(38)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2016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역과 구로구 오류역 인근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대상으로 돈을 요구해 총 70여명에게 1만~5만원씩 총 150만원 가량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장씨는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도로 옆 풀숲 등에 숨어 불법유턴을 하거나 신호위반을 하는 차량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공익제보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현금을 받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주로 퇴근시간대 교통정체 구간에서 법규를 위반한 택배 차량이나 택시 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운전자가 돈을 건네지 않고 그대로 가버리면 경찰청·국민권익위원회·서울시·행정안전부 등의 공익제보 앱에 해당 차량의 위반 행위를 신고했다.

약 3만2000건에 이르는 공익제보를 한 장씨는 담당 공무원의 후속 조치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해당 공무원을 ‘불친절 공무원’이라며 다시 민원을 제기하는 등 악성 민원도 넣었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경찰청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경찰관들의 제보를 통해 장씨를 수사하기 시작했고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5일 체포했다.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해 검찰이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자기기 발달로 민원 제출이 간소해지면서 악성 민원인이 증가해 엄청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고, 제도를 악용해 금품을 갈취하는 행위까지 늘고 있다”며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돼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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