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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자금 의혹’ 노회찬 의원 투신 사망…스러진 진보 아이콘(종합)

‘불법자금 의혹’ 노회찬 의원 투신 사망…스러진 진보 아이콘(종합)

기사승인 2018. 07. 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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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특검, 당혹 속 유감 표명 불구 "예정된 수사는 계속" 밝혀
충격 휩싸인 정치권 일제 애도 표명…정의당 "특검 표적수사" 비판
[포토]노회찬 의원 투신현장 감식하는 국과수
23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의 주범 김모씨(49·구속기소)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62)가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38분께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노 원내대표가 아파트 현관 쪽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노 원내대표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원내대표 외투를 발견했고, 외투 안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가 나왔다.

문서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아파트는 노 원내대표의 자택이 아니고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이 거주하는 곳으로 확인됐다. 자택은 지역구인 경남 창원에 있어 국회 일정 등이 많은 노 의원이 수시로 이 집에 머물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노 원내대표가 드루킹 사건과 관련,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노 원내대표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드루킹 특검팀은 노 원내대표가 총선 전인 2016년 3월 김씨가 이끄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아지트 격인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김씨의 경기고 동창인 도모 변호사(61)로부터 그 자리에서 2000만원을 받고 노 원내대표 부인의 운전기사를 통해 3000만원을 추가로 전달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노 원내대표가 경공모 초청 강연에 참석해 강연료로 2000만원을 받았다는 김씨 측의 진술을 확보하고 금품 거래를 뒷받침하는 자금 내역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노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허익범 특검은 “오늘 예기치 않은 통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 우리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셨고 의정활동에 큰 페이지를 장식하신 분”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노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또 개인적으로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림 없이 예정한 수사를 계속해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전을 매개로 노 원내대표에게 대가를 요구한 의혹에 대해 최선을 다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야 정치권은 이날 노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정의당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긴급회의를 한 뒤 “여론몰이식으로 진행된 수사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유감을 표한다”면서 “드루킹 특검은 애초 특검의 본질적인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표적수사를 했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장례식을 정의당장(葬)으로 5일간 치르기로 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진보정치의 상징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노동자들의 애환과 고충을 대변하고자 했던 진정성이 어떻게 해서 비통한 죽음이 됐는지 말을 못 잇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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