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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환영”…북미 협상 돌파구 될까(종합)

트럼프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환영”…북미 협상 돌파구 될까(종합)

기사승인 2018. 07. 2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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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YONHAP NO-3185> (AP)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착수 보도에 대해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지지부진하던 북미의 비핵화 후속협상의 톱니바퀴를 다시 돌아가고 있다. 교착됐던 북미 협상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 해체작업에 대한 상응조처로 미국에 ‘종전선언’을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은 검사관 투입 등 검증 과정에 대한 관여를 요구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언론 등 북한의 비핵화에 전문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비판을 의식하고 있어 구체적인 검증 과정을 두고 북미가 다시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장인 ‘서해위성발사장’을 해체하고 있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에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에서 열린 미국 해외참전용사협회(VFW) 전국대회에 참석, “오늘 새 영상은 북한이 중요한 미사일 기지를 해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하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호감(good feeling)’을 가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그는 그러면서 “이것은 (비핵화 협상) 과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곧 파괴하겠다’고 약속한 장소다. 25일 오전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도 청와대에서 신임장을 받은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좋은 징조”라고 평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군 유해송환도 약속대로 이뤄진다면 북미대화가 탄력을 받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전날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을 판독,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해체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영’ 입장 표명 이후 25일 북한이 서해위성발장 뿐 아니라 평양 인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시설도 해체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VOA는 지난 20일, 21일, 24일 평안남도 평성의 미사일 조립시설인 ‘3월16일 자동차공장’ 일대를 찍은 민간위성 사진과 지난달 30일 찍힌 사진을 비교 분석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해봤을 때 북한은 종전선언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북한의 대외 선전용 매체 메아리는 25일 ‘종전선언을 회피하는 미국의 태도가 일을 그르칠수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종전선언과 관련 미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목소리들을 요약해보면 북조선의 종전선언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미국의 욕심이 지나치며 그 때문에 더 중요한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것, 판문점 상봉(4·27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상봉에서 이미 합의된 문제를 계속 미루면서 북한 비핵화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뻔뻔스럽다는 것이다. 옳은 지적들이다”고 주장했다.

이번 북한의 ‘비핵화 시작 발걸음’ 대해 미국이 검증 요구 등 어떻게 움직일지에 따라 종전선언 등 비핵화 협상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검증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비핵화 협상이 다시 교착될 가능성도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의 약속에 따라 엔진시험장을 해체할 때 그 현장에 감독관(inspectors)을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고 24일 밝혔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현장에 감독관이 없는 상태에서 해체작업이 진행됐어도 긍정적인 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검증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something paramount)”이라고 답했다.

미 언론들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핵 전문가인 비핀 나랑 MIT대 교수를 인용해 “(동창리) 엔진 시험대 해체가 되돌릴 수 없는 것인지(irreversible)는 불분명하다”며 “나아가 이미 북한은 이동식 발사대에서도 쏠 수 있는 고체연료 미사일로 옮겨 간 만큼 (동창리의) 로켓 발사대의 필요성이 없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발사장 해체 움직임 소식은 그동안 비핵화 관련 별 결과를 보여줄 게 없었던 트럼프 행정부에겐 힘을 북돋아주는 건 분명하다”며 “하지만 북한이 그들의 핵무기를 해체하기 전에는 비핵화를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많은 분석가들의 의견”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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