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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이렇게 버텨요”…실외 근로자들의 무더위 탈출기

“폭염, 이렇게 버텨요”…실외 근로자들의 무더위 탈출기

기사승인 2018. 07. 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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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실외기 정비직원, 작업 5분도 안돼 땀 줄줄…"고객이 주는 찬 음료 최고"
야구장 볼보이 "이런 더위는 5년 만에 처음…야구경기 재미에 견디고 있어요"
기상청 "낮 최고기온 39도 이상 더 오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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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 논현동 에어컨 서비스센터 직원이 고장 난 실외기를 정비 중이다. /박승탁 기자
전국에 연일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서울의 경우 31일 낮 최고기온이 38.3도까지 치솟아 지난 1994년 7월 24일 38.4도 이래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실외 근무자들의 고충도 커가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 모 에어컨 서비스센터 소속 직원 신성호씨(26)는 이날 오후 건물 외벽 2층 실외기 정비를 시작한 지 5분이 채 되지 않아 이마와 목덜미에 땀이 흥건해지면서 줄줄 흘러내렸다.

신씨는 “(실외기가) 그늘 하나 없는 곳에 주로 위치해 있어서 작업 시작 후 바로 지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도 견딜만한 건 고객들이 시원한 음료수를 챙겨주는 덕분이다. 고생했다고 건네주시는 음료수 한 잔씩 마시면서 폭염을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야구장에서 볼보이를 하고 있는 김대홍·안병휘씨(21)는 선수들의 몸풀기 등을 돕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왔다. 김씨는 “야구장에 5년간 있었지만 이러한 날씨를 처음 당해 본다”며 “매년 더워지고 있기는 한데 이제는 못참을 정도”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들이 무더위를 버틸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은 다름 아닌 야구경기 때문이다. 안씨는 “더워도 재미있으니까 열정도 생기게 되고 보람도 느끼게 된다”며 “더위도 잊고 즐거움도 얻는 일석이조”라고 야구경기의 매력을 전했다.

건설 공사장 현장도 폭염을 피해갈 수 없는 곳이다. 삼성동의 한 공사장에서 만난 김모씨(47)는 “여름이 더 힘들다”며 “너무 더워서 하루 종일 일하다보면 땀범벅이 된다. 일과가 끝나면 건물 화장실에서 찬 물로 간단히 씻고 귀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사장에서 일하는 박모씨(61)는 “더우니까 2시간에 한 번씩은 쉬면서 작업한다”고 언급한 뒤 “지금은 건축 공사 중인데 그래도 천장과 벽이 있어 한결 낫다”고 나름의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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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두산베어스 볼보이 김대홍씨(오른쪽)과 안병휘씨(왼쪽)가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조준혁 기자
약수역 3번 출구 앞에서 요구르트를 판매하는 이명신씨(64·여)는 땀방울을 닦으며 요구르트를 팔고 있었다. 그는 “요즈음 너무 더워서 물건을 조금만 들고 나온다”며 “그늘로 계속 이동하고 움직인다. 땡볕에 이 물건들을 내 놓기에도 불안하다”고 말한 뒤 더위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씨는 이어 “더우면 아이스팩을 꺼내서 만지고 몸에 대거나 심지어 끌어 안기도 한다”며 “이렇게 쓰려고 여분을 받아오기도 하고 구입하기도 했다. 최대한 빨리 상품을 팔고 철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폭염 피하기 방법을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내달 1일부터 2일까지 기온이 더욱 상승해 서울지역 기준 최고기온이 39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오르면서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고 서울을 포함한 일부 내륙지역의 기온이 크게 올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며 “8월 중순까지 폭염이 지속될 수 있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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