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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국민연금 CIO 인선, 운용능력이 관건이다

[취재뒷담화]국민연금 CIO 인선, 운용능력이 관건이다

기사승인 2018. 08.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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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원
‘더 붓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편안이 파장을 일으키며 국민적 분노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장관은 물론 대통령이 직접 나서며 없던 일이 돼버렸지만, 당장 기금 고갈과 미래세대의 부담 확대는 피하기 어려운 과제임이 분명합니다.

이 와중에 640조원에 달하는 기금운용을 놓고 여러 난맥상이 불거지며 국민연금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지난해 7.3%를 기록했던 기금운용 수익률은 올해 5월말 현재 채 0.5%가 안 되는 수준으로 고꾸라진 상황입니다. 특히나 작년 한해 25.9%의 수익률로 전체 기금운용 실적을 이끌었던 국내주식 부문의 경우 -2%의 참담한 수익률에 그쳐 미운오리새끼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기금운용을 책임질 수장인 기금운용본부장(CIO)이 1년 넘게 자리를 비우고 있습니다. 물론 수익률 하락을 CIO 부재라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무부처 및 기금운용위원회 등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투자의 큰 틀을 잡아나가야 할 CIO가 1년 넘게 공석인 상황은 어떤 설명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다행히 21일 국민연금은 최근 재공모를 통해 서류심사를 통과한 후보군 13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CIO 인선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빠르면 9월중 새 CIO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한 책임투자 강화, 정치·경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무너진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강화 등 새 CIO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진 상황입니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유력 후보군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한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이들 가운데 정작 운용 경력을 가진 이들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기금운용의 가장 주요한 명제는 바로 수익률입니다. 630조원 넘는 국민의 돈을 잘 굴려 기금고갈을 늦추고, 원활한 연금지급을 가능케 하는 것이 기금운용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수익률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자평하는 국미연금이지만, 실제로 글로벌 주요 연기금과 비교하면 중하위권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게 사실입니다. 2017년 노르웨이국부펀드는 9.8%,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은 11.2%,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는 11.8%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국민연금보다 못한 곳은 일본 GPIF(6.9%), 싱가포르투자공사(3.7%) 정도였죠.

지난 정권 말 많고 탈 많았던 기금운용의 독립성 문제는 결국 국민을 위한 수익률 강화라는 기본 명제에 충실치 못했기에 벌어진 사달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인선될 CIO 역시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입니다. 기금운용을 통한 수익성 강화라는 명분에 충실해야 그토록 바라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도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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