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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는 모르쇠 MB “대보그룹 자체를 몰라”…건설업계 ‘황당’

도 넘는 모르쇠 MB “대보그룹 자체를 몰라”…건설업계 ‘황당’

기사승인 2018. 08. 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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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현대 출신 MB, 대보그룹 모를 수 없어”
법조계 “명백한 사실에 대한 부인은 재판에 악영향”
벽 짚으며 법정 향하는 이명박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으로부터 공사수주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보그룹이란 회사 자체를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건설업계 출신임을 내세웠던 이 전 대통령이기에 건설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최 회장과 언제 만났느냐는 질문에 “(최 회장을 떠나) 대보그룹이란 그런 그룹 자체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관련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달랐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으로부터 2007년 최씨 문중 동생인 최 회장을 소개 받아 대보그룹 소유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3~4차례 골프 라운딩을 같이 했다. 당시 최 회장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4대강 사업의 전신)에 참여해 공약 실현에 기여하고 싶다”며 같은 해 9월부터 11월까지 다섯 차례 현금 5억원을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을 못 믿는 것은 검찰만이 아니다. 건설업계는 한 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2007년 대보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19위의 중견건설사(현재 55위)로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이 이 정도 규모의 회사를 몰랐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을 잘 모른다면 모를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정권 당시 대보건설은 4대강 등 공공공사를 쓸어 담으며 급성장했다. 그 배경에는 현대건설 출신 임원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명박정부 시절 대보건설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4대강 사업에 참여, 2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시 대보건설은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에 재직했던 때 현대건설에서 있던 현대건설 상무 출신인 송황근 씨를 영업총괄 사장으로 임명했다. 송 씨 외에도 2명의 현대건설 출신 임원이 이 시기에 활동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는 이 전 대통령의 진술이 재판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피의자 심문조서를 증거로 동의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을 지낸 노영희 변호사는 “너무 명백한 사실조차 부인하면 재판부는 상대가 진실성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어떤 재판 전략이라기보다는 이 전 대통령이 넘쳐나는 증거와 진술에 압도돼 실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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