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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잊을만 하면 나오는 한국거래소 ‘깜깜이’ 인사 논란

[취재뒷담화]잊을만 하면 나오는 한국거래소 ‘깜깜이’ 인사 논란

기사승인 2018. 09. 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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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원
시아투데이 장진원 기자 = 한국거래소가 5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습니다. 거래소는 20일 여의도 서울사무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을 처리했습니다. 이날 거래소는 새로운 공익대표로 임종인 변호사(17대 국회의원),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국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유병천 화승저축은행 전 대표이사를 임명했습니다. 오는 10월 임기가 끝나는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은 연임됐습니다.

한국거래소의 사외이사는 총 8명입니다. 공익대표 5명과 업계대표 3명으로 구성돼 있죠. 사외이사는 대주주와 관련이 없는 외부인사를 이사회 멤버로 참여시켜 대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사전에 막기 위한 제도입니다.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에 ‘독립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이유입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은 선임 절차부터 투명성을 담보해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래소의 임원 선임 절차는 과거부터 ‘깜깜이’나 ‘짬짜미’ 같은 말로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는지, 후보자로 추천된 이는 누구인지, 어떤 기준과 절차를 통해 선임되는지 등이 모두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외이사 선임 사실이 알려지자 거래소 노동조합은 19일 성명을 통해 “상임임원이 자신을 견제할 감시자를 뽑으니 전형적 내부자 거래”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하루 평균 100조원이 넘는 금융상품을 거래하지만 비금융회사라서, 2000여 상장기업을 관리하지만 비상장여서 지배구조 모범규준도 비준수한다”는 노조의 비판은 뼈아프게 곱씹어야 할 대목입니다.

비단 이번 사외이사 인선뿐만이 아닙니다. 거래소는 매번 이사장 선임 때마다 ‘낙하산’이나 ‘모피아’ 논란에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정지원 현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유례 없는 후보자 추가 공모로 의심과 논란을 자초했고, 그 과정에서 유력 후보로 점쳐지던 이들이 잇따라 후보 철회에 나서는 등 거래소의 주요 인사가 이미 권력 간 논공행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습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입니다. 조직의 건강함은 투명한 인사에서 출발합니다. 거래소의 존립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자본시장 거래의 투명성 확보만큼이나, 거래소 내부 인사의 투명성도 갖추어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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