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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미투’ 확산...전 유도선수 신유용도 코치 성폭행 폭로

체육계 ‘미투’ 확산...전 유도선수 신유용도 코치 성폭행 폭로

기사승인 2019. 01. 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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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로 이어진 미투<YONHAP NO-2493>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재범 코치 성폭력 사건 의혹 관련 진상규명 및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 재발 방지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
체육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확산할 조짐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에 이어 고교 시절 지도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운동선수가 또 나왔다.

전 유도선수 신유용(24) 씨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영선고 재학시절인 2011년 여름부터 고교 졸업 후인 2015년까지 영선고 전 유도부 코치 A씨로부터 약 20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영선고 1학년 때 강원도 철원으로 전지훈련을 갔다. 숙소에서 A코치를 깨우는데 강제로 입을 맞췄다. 이후 학교로 돌아와 (그가) 성폭행을 했다”며 “남교사 기숙사가 있었다. 그곳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난 코치님들의 빨래, 방 청소, 잔심부름을 해야 했다. A코치는 어느 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방 청소를 시켰고, 그때 성폭행이 (처음)이뤄졌다”고 말했다.

신씨는 “아내가 의심한다”며 50만원을 주면서 회유하려던 A씨를 지난해 3월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어 ‘미투’가 활발하던 지난해 11월 자신의 SNS에 “현재 사건은 수사 촉탁으로 인해 시한부 기소중지가 이뤄졌으며 서울 중앙지검에서 피의자 관련 수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석희의 폭로로 신씨의 사건이 재조명 되면서 사건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14일 고소인 조사 자료가 도착하면, 자료를 토대로 원점에서 “철저하고 정밀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유도회도 이날 “피해자와 피의자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유도회는 A 전 코치의 범죄 사실 여부를 떠나 지도자가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오는 19일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A 전 코치에게 영구제명 및 삭단(유도 단급을 삭제하는 행위) 징계를 내리는 안건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던 여자레슬링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이 당시 지도자 B씨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실도 최근 알려졌다. 선수들은 대한체육회 선수인권위원회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대한레슬링협회는 ‘심석희 사건’이 이슈가 되자 뒤늦게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다.

심석희 사건이 불거진 빙상계에도 미투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젊은빙상인연대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조 전 코치 외에도 다른 코치로부터 성폭력 당한 피해자들이 5~6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가해자들을 폭로할 예정이었지만 피해자들의 심리적 압박이 심해 취소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이 성폭행 폭로를 막으려고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체육계의 민낯이 오롯이 드러난 가운데 체육계의 인권·윤리문제를 관장할 독립 전담기구의 조속한 설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9일 모든 체육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천명하며 체육 분야 비리 대응 전담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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