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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공동 비자 프로그램 ‘실크 비자’ 도입해 관광 ‘붐’ 일으킬까

중앙아시아, 공동 비자 프로그램 ‘실크 비자’ 도입해 관광 ‘붐’ 일으킬까

기사승인 2019. 01. 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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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통합 비자 프로그램인 ‘실크 비자(Silk Visa)’ 도입을 통한 관광산업 진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럽·남미·아시아 등 여타 지역에 비해 관광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비자 장벽을 낮춰 이 분야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것. 실크 비자는 실크로드에 위치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한 국가에 입국하면 별도의 비자 없이 몇 개 국가를 한 번에 여행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2017년 기준으로 중앙아시아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액은 34억 달러(3조8063억원)로 전체 GDP의 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6653억 달러)·북미(6237억 달러)·동북아시아(5737억 달러)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는 것.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관광산업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관광산업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여행관광위원회(WTTC)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중앙아시아의 여행·관광 관련 일자리 수는 2017년 38만3000여개에서 2028년 51만9000개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플로멧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오는 2월까지 실크 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최종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크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방문객은 양국을 오가며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진다.

다리가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실크 비자와 관련한 기본안을 우즈베키스탄에 제시했다. 당시 그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여행객들에게 중앙아시아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이 아니기 때문에 여행객들은 이 지역을 방문할 때 한 번에 모든 국가를 돌아보길 희망한다”며 통합 비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12월 우즈베키스탄 관광청은 양국이 실크 비자 프로그램을 승인했으며, 세부 사항을 조정하는 일만 남겨놓고 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현재 이 통합 비자 프로그램의 범위를 아제르바이잔과 터키까지 확대하길 희망하고 있다.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 또한 이 통합 비자 프로그램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몇 년간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비자 장벽을 낮추고자 노력해 왔으며, 실크 비자 도입도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다. 카자흐스탄은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30일간의 무비자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 이 결과 2017년 관광객이 무려 18% 증가, 9개월 간 580만명의 관광객이 이 지역을 방문했다.

2014년 기준 관광객 수가 20만명에 불과했던 타지키스탄도 비자 장벽 낮추기에 나섰다. 비자 신청을 서류로만 받던 타지키스탄은 2016년 온라인 비자 신청을 받기 시작하며 지난해 상반기 동안에만 9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우즈베키스탄도 지난해 2월 이스라엘·한국·말레이시아 등 7개국에 대한 비자 면제 제도를 채택했다. 또한 지난해 말 전자 비자 시스템을 도입하고 39개국에 대한 비자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016년 1~9월 220만명에서 2018년 같은 기간 440만명으로 두 배나 증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자 장벽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접근성과 치안 문제도 이 지역 관광산업 발전의 심각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실제 중앙아시아 국가들간 열차 및 항공편은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2016년에는 카자흐스탄 악토베·알마티 등에서 관광객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 중앙아시아가 위험한 관광지로 인식된 바 있다. 이에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관광산업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비자 뿐만 아니라 연결성 제고와 치안에도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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