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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행록’ 츠마부키 사토시 “하정우와 형제 연기 하고 싶어”

[인터뷰] ‘우행록’ 츠마부키 사토시 “하정우와 형제 연기 하고 싶어”

기사승인 2019. 01. 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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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마부키 사토시/사진=풍경소리
청춘스타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가된 츠마부키 사토시(38)가 추리 스릴러 영화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감독 이시카와 케이, 이하 '우행록')으로 한국을 찾았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지난 7일부터 2박 3일간 공식 내한 일정을 통해 기자간담회, 무대인사, 라디오 출연,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등 꽉 찬 스케줄을 소화했다. 

지난 8일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내한 기념 인터뷰에서 츠마부키 사토시는 "공식적으로는 9년 만의 내한인데 여전히 반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특유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은 주간지 기자 '다나카'(츠마부키 사토시)가 1년 전 도쿄 주택가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사건을 다시금 취재하는 과정을 담아낸 미스터리 스릴러다.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제36회 밴쿠버국제영화제 등 9개 해외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게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한국영화 장점은 섬세한 심리묘사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이 그리고 있는 섬세한 묘사를 한국 관객들이 알아봐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츠마부키 사토시는 극중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주간지 기자 다나카 역을 맡았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별히 참고한 대상은 없고, 자연스럽게 그런 표정이 나왔어요. 각본을 읽은 후 신문사 기자들을 찾아가 어떻게 취재하는지, 오히려 제가 취재를 했죠. 자연스럽게 그런 연기가 나온 것 같아요."

츠마부키 사토시는 '우행록' 뿐만 아니라 앞서 '갈증' '악인' 분노' 등 차갑고 어두운 스릴러 영화를 자주 택해왔다.

"아무래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늘도 있고 어두운 면모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확실하게 직시하고 연기하려고 하는 편인데 한번 그런 역을 맡다 보니 계속 해서 맡게 되는 것 같아요. 굳이 그런 역할만 찾는 건 아니에요."

'우행록'은 2006년 출간된 누쿠이 도쿠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작품으로, 차츰 드러나는 진실과 반전을 통해 인간의 추악한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시나리오가 완성되기도 전에 '우행록' 출연을 결심할 만큼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다.

"결정적인 이유는 이시카와 케이 감독님이에요. 유럽에서 만든 단편을 봤는데 너무 훌륭했고, 꼭 함께 작업하고 싶었어요. 기존 일본 영화는 영상에서 뜨거운 온도가 느껴지는데,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영상은 차갑다는 인상이 많이 받아요. '우행록'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죠. 또 원작 소설도 재밌게 읽었어요.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체감할 수 있는 작품이었고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어요."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츠마부키 사토시는 다나카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가장 고민했다.

"소설에서는 다나카라는 역할이 실제로 드러나지 않아요. 인터뷰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야기에 의해 스토리가 전개되죠. 이를 영화화하면서 캐릭터로 실제 등장하는 게 원작과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해요. 제가 등장하면서 관객들에게 어떤 캐릭터인지 인상을 심어줘야 하는데 그 표현이 만만치 않았어요. 상당히 난이도 높은 연기이긴 했어요." 

'우행록'은 다나카의 여동생을 계급사회 희생양으로 그리며 일본 계급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계급사회라는 게 예전에 비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 계층이라는 것이 아직 남아있지 않을까 해요. 이 작품에서 그 부분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감독님이 직시를 해서 의도를 갖고 표현하신 게 아닌가 생각해요."

앞서 2009년 한일합작 영화 '보트'로 하정우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츠마부키 사토시는 그와 또 한번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에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처음 생긴 게 하정우씨예요. '한국의 형'이라고 생각해요. 10년이 흘렀으니 어떤 배우로 바뀌었는지 제 눈으로 보고 싶어요. 같이 연기한다면 정말 형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형제 역으로 해도 좋지 않을까 해요. '보트'에서는 장난기 있는 역으로 나왔는데 실제로도 그래요. '보트'같은 버드무비에 다시 출연해도 좋을 것 같고요."

츠마부키 사토시는 첫 주연작 '워터 보이즈'(2011)로 제25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과 신인상을 받으며 단숨에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로 제77회 키네마준보 최우수 주연상 등 다수 영화제를 휩쓸었다. 이후 '악인'(2010) '분노'(2016) 등으로 다시 한 번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스타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는 배우가 됐다.

"20대 때는 멋모르고 접하는 모든 것들이 자극적이고 즐거웠어요. 영화라는 일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상당히 행복했던 시기죠. 20대 후반에는 제가 일하면서 습득한 지식에 얽매이고 집착하는 게 있었어요. 되돌아보면 당시에는 제가 빨리 어른이 되고 싶고, 좋은 평가를 받아야한다는 오만함이 있지 않았나 해요. 30대가 되어보니 의외로 아이 같은 구석이 남아있었어요. 최근에는 '좀 유치하면 어때'라는 식으로 마음이 정리가 됐어요. 이젠 자연스럽게 흐름에 맡기고 순수하게 연기를 재밌게 생각하려고 해요. 평생 어른이 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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