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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요르단 국경 근처에 국제공항 개항…이스라엘-요르단 관계 또 다시 ‘잡음’

이스라엘, 요르단 국경 근처에 국제공항 개항…이스라엘-요르단 관계 또 다시 ‘잡음’

기사승인 2019. 01. 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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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AP, 연합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최근 잦은 잡음을 내고 있다. 양국은 과거 46년 간 적대관계를 이어오던 중 1994년 평화협정을 통해 가까스로 관계 개선을 이룬 사이. 그러나 지난해 요르단이 평화협정의 일부 조항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며 양국간 마찰이 발생한데다 올해는 이스라엘이 양국 국경 인근에 국제공항을 개항하며 요르단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알자지라 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1일(현지시간) 최남단 도시 에일라트에 새로운 국제공항인 라몬 공항을 공식적으로 개항했다. 공항의 이름은 2003년 미국 우주왕복선 컬롬비아호의 폭발 사고로 사망한 이스라엘 최초의 우주비행사 일란 라몬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라몬 공항에 첫 착륙하는 비행기를 타고 개항식에 참석하는 등 개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라몬 공항은 한동안 이스라엘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국내선만 운영할 예정이며, 국제선 운항 시기는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요르단은 라몬 국제공항이 자국과의 국경에서 불과 800m 떨어져 있어 영공 존중에 대한 국제 기준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요르단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요르단 민간항공위원회(CARC)의 최고위원인 하이담 미스토는 “요르단은 이스라엘이 현 위치에 공항을 설립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라몬 공항은 다른 국가의 영공과 영토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국제 기준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국제 기준은 1944년 미국 등 52개국이 세계 항공의 질서있는 발전을 위해 서명한 국제민간항공협약(시카고 조약)을 지칭한다.

요르단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이스라엘이 요르단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국제 기준을 준수할 수 있게끔 하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요르단은 또한 이스라엘에 직접 연락을 취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공항 운영을 연기할 것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요르단의 아카바 공항에서 불과 18km 떨어진 곳에 라몬 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해외 관광객을 이스라엘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요르단이 라몬 국제공항 건설에 더욱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양국은 1994년 맺은 평화조약과 관련해 삐걱대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당시 이스라엘 정부에 ‘평화협정 중 바쿠라·구마르 두 지역을 25년간 이스라엘에 임대하기로 한 조항’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그는 성명을 발표해 “요르단 정부가 앞으로 이 지역에서 독점적인 주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요르단 정부와 국민은 이들 지역을 둘러싼 이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둘라 국왕은 이러한 결정에 대한 직접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국내 여론에 따른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요르단의 통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요르단과의 관계는 여전히 굳건하다“며 “평화협정 연장 가능성을 요르단 정부와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건국 이후 46년간 적대관계를 유지하던 양국은 1994년 10월 국경지대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이후 양국은 메말라가는 사해의 수위 유지를 위해 협력하는 등 관계 진전의 여지를 보이는듯 했다. 하지만 2017년 주요르단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요르단인 2명이 보안관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 양국 사이에는 크고 작은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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