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 살해 피의자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씨(33)의 부모 피살 사건의 유력 용의자 4명 가운데 1명인 김모씨(34)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설명하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중국 동포 3명을 고용해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경찰은 김씨가 범행 후 이씨의 아버지 소유 벤츠 차량을 훔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김씨는 범행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오전 3시 30분께 대리기사를 불러 이씨의 아버지 소유 벤츠 차량을 운전해 자신의 렉스턴 차량을 따라오라고 해 평택의 한 창고 인근에 주차하도록 했다.

그는 당시 벤츠 차량 트렁크에 범행 당시 피해자들의 피가 묻은 이불 등을 싣고 대리기사가 떠나자 이를 꺼내 불태운 뒤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검거되기 전까지 직접 이 차를 몰고 다니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가 고용한 공범 3명은 범행 직후인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51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칭다오로 출국했다.

앞서 김씨는 20일 오전 9시 30분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해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서면서 "내가 죽이지 않았다. 억울하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