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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배구조 발전방향]②지주회장vs은행장 잠재운 KB금융, 지배구조 투명성 현황은

[금융지배구조 발전방향]②지주회장vs은행장 잠재운 KB금융, 지배구조 투명성 현황은

기사승인 2019. 03.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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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는 회장과 은행장 분리에 이어 4년간 공석이던 상임감시위원 선임까지 마치며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 뒤에는 2014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내분을 벌이다 불명예 퇴진했던 ‘KB사태’가 자리한다. 이후 KB금융은 대대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해왔다.

금융당국이 ‘셀프연임’을 지적하면서 KB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에서 현직 회장을 배제시켰다. 또 회장의 장기집권을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선 최고경영자(CEO)승계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차기 회장을 육성하고, 회장 선임시 나이를 제한하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부 승계 후보군 선정과 육성 프로그램이 투명하게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회장 후보군을 제대로 육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성이 없고 계열사 대표 후보군들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곳은 종합검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검사 대상에 포함시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셀프연임’, ‘장기집권’ 논란 잠재운 KB금융
KB금융은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회장 및 계열사 대표들에 대한 승계 절차와 후보군 선정은 ‘지배구조위원회’에서 모두 담당했다. 상시와 확대로 구분해 계열사 대표와 회장승계 절차를 나눠 운영했으나, 상시 지배구조위원회에는 현직 회장이 포함돼 있었다. 작년 금융당국이 셀프연임을 지적하면서 KB금융은 회추외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분리시켰다. 이후 계열사 대표는 지주의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현직 회장을 회추위와 사추위에서 배제시켜 ‘셀프연임’논란을 잠재웠다. 이 외에도 회장 선임 연령을 만 70세 미만으로 정해 장기집권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지주 회장 후보군은 공개…계열사 CEO는 비공개
KB금융은 현재 회장 후보군에 대해서만 공개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KB금융의 회장 후보군은 내부 14명, 외부 10명이다. 그러나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군에 대한 현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4대 금융지주사 중 계열사 CEO 후보군을 공개하지 않는 곳은 KB금융이 유일하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후보군을 통합 관리하기 때문에 숫자를 공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회장 승계에 대한 투명성은 확보했으나 계열사 CEO 선임 과정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2016년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신설한 바 있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도 있으나, 은행장 후보는 지주의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한다. 지주의 계열사후보위원회의 위원장은 현직 회장이다.

금융감독원은 주요 은행 중 KB국민은행만 후보자군을 공개하지 않는데에 대해 “계열사 후보군을 공개하라고 직접적으로 주문하거나 강요할 순 없다”면서도 “향후 검사를 나갈 때 후보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등 지배구조를 들여다 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CEO승계프로그램 구체적 공시 필요
KB금융은 회추위에서 반기 단위로 후보자군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 회추위에선 내부 후보자군 역량 강화와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 경영현안에 대한 주제 발표회를 실시했다는 정도다.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운영 현황에 대해선 나와있지 않다.

은행연합회의 지배구조보고서 작성 기준에 따르면 CEO후보군 관리를 위해 활동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연수과정이 있다면 그 세부내용까지 적도록 돼 있다. 그만큼 구체적으로 후보군 관리 현황을 기록해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취지다.

KB금융 관계자는 “후보군으로 포함된 경영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따로 운영되고 있고, 각 임원별로 성과에 따라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CEO후보군 관리 투명해져야”
KB금융은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이사회의 독립성 부분에서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이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그러나 CEO승계 프로그램의 투명성은 여전히 아쉽다는 지적이다.

송민경 기업지배구조원 선임 연구위원은 KB금융의 이사회의 독립성과 사외이사 적정성에 4대 금융지주중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송 연구위원은 “금융지주사가 경영승계, 이사회 구성과 역할 등 투명한 정보와 공개를 바탕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CEO후보군 관리 및 승계 작업이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으로 진행되는지 이사회가 규칙 설정자 및 공정한 평가자로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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