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맥주 천국 베트남, 주류세 인상 움직임에 시끌

맥주 천국 베트남, 주류세 인상 움직임에 시끌

기사승인 2019. 04. 08. 15:1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호찌민시 "주류로 인한 사회적 손실 줄이고 예산 확보하겠다", 맥주 겨냥 주류세 인상 움직임
GettyImages-1131809640
베트남 호찌민시가 주류세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은 연간 맥주 소비량이 40억ℓ에 달하는 맥주 천국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간 맥주 소비량이 40억ℓ에 달하는 베트남이 절주(節酒)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호찌민시가 주류세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류의 특별소비세를 인상하겠다는 것인데, 업계·전문가·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는 다른 도시나 라오스·캄보디아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전문가들은 과도한 주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 시민들 역시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고 있다.

뚜오이쩨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쩐 빈 뚜옌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주류 특별소비세 인상 계획을 검토중이라고 발표했다. 높은 주류 소비가 생산성 저하는 물론 교통사고 등 사회질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소비를 규제하겠다는 것. 아울러 증세를 통해 시의 예산도 확보하겠다는 일석이조의 계획인 것이다.

2017년 기준으로 베트남은 세계 주류 소비량에서 16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맥주 소비량이 80%를 상회한다. 비즈니스 활동과 외식을 즐기는 문화가 널리 퍼져 있고, 따뜻한 날씨가 일년 내내 지속되는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가 베트남 맥주 소비량의 60%를 차지한다. 사실상 이번 주류세 인상은 맥주를 겨냥한 것과 다름없다.

특별소비세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호찌민시의 움직임에 업계는 “이미 맥주의 특별소비세만 소비자가의 65%에 달한다. 추가 인상은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맥주알콜음료협회(VBA)의 응우옌 반 비엣 회장은 “시의 이번 정책이 되려 주류업계가 호찌민을 떠나 다른 도시나 라오스·캄보디아로 생산시설과 투자를 옮기게 할지도 모른다”며 “업계가 호찌민을 이탈할 경우 발생할 손실에 대한 신중한 계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베트남의 가장 큰 주류업체인 사베코는 세금 부담이 커질 경우 생산시설을 이전할 수 밖에 없다는 반응. 베트남에 진출한 일본 삿포로 역시 정책에 따라 경영방침이 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인상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별소비세 인상을 통한 주류 소비 규제가 생산성 저하와 교통사고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시의 예산을 늘릴 수 있다는 것. 현재 호찌민시가 맥주 생산 및 관련 사업으로부터 얻는 예산 수입은 2조3000억동(1127억원)에 달한다. 일부 전문가는 주류소비세를 인상해 가난한 노인들에게 지급하는 생활수당을 증액한 태국의 ‘죄악세(Sin tax)’를 모델로 삼을 수 있다고 주장 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맥주 소비가 이미 베트남인들에게 일상으로 자리잡아 특별소비세 인상이 실제 소비를 규제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는 의견과 사회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증세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는 것. 호찌민시가 베트남 최대의 맥주시장인 만큼 주류세 인상을 감행하는데 있어 유리한 입장이지만 자칫 주류 업계의 이탈과 시민의 불만을 야기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