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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총선거 출마한 ‘첫’ 트랜스젠더 여성, 변화의 바람

인도 총선거 출마한 ‘첫’ 트랜스젠더 여성, 변화의 바람

기사승인 2019. 04. 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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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네하 케일(Sneha Kale) 페이스북 홈페이지
인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여성인 스네하 케일(28)이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도 성소수자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것. 인도는 성불평등지수(GII·Gender Inequality index)에서 총 136개국 중 108위에 머물 만큼 여성은 물론 트랜스젠더 인권이 바닥을 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케일은 성소수자로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의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케일은 무소속으로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의 총선에 나섰다. 인도 총선은 지난 11일부터 시작돼 내달 19일까지 진행된다. 케일은 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 인도국민당(BJP)의 푸남 마하잔, 인도국민회의(INC)의 프리야 두트 등 막강한 후보와 맞서고 있다. 그는 총선에 사용할 자금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 그러나 케일은 인도에서 트랜스젠더로서 처음 총선에 도전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성차별이 만연한 인도에서 트랜스젠더는 여성보다 더한 사회적 배척과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도 정부는 남성·여성·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연간 범죄 통계자료를 발표하고 있지만 트랜스젠더에 대한 범죄 관련 수치는 내놓지 않는다. 인도 내 트랜스젠더의 위치를 직감할 수 있는 대목.

인도 대법원은 지난 2014년 4월 트랜스젠더를 제3의 성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트랜스젠더는 교육에서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차별을 피할 수 없다. 케일은 대학 졸업자임에도 길거리에서 구걸하거나 성노동을 해야만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트랜스젠더는 일자리가 없다. 나는 능력이 있고 대학 학위도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남자도, 여자도 아닌 별종으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케일은 “이번 선거에서 얻는 표는 인도가 나 한사람뿐 아니라 트렌스젠더를 수용할 수 있다는 표시”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케일의 부모와 형제들은 그의 결정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케일은 “오늘도 나는 내가 한 선택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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