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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면세점 철수, ‘우르르’ 도미노현상 될라”

“갤러리아면세점 철수, ‘우르르’ 도미노현상 될라”

기사승인 2019. 05. 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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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면세점 매출 2조 사업성 좋지만 中 보따리상 유치경쟁에 '속빈강정'
영업익 대부분 송객수수료로 나가…중소·중견 사업자도 철수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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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 4년간 서울 시내면세점 수가 6개에서 13개로 늘어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여파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면세사업권 포기는 예견된 악재였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사업권 만료 1년여를 앞두고 면세점 철수를 발표하면서 면세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당장 이번달 정부가 추진하는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 외 중소·중견업체의 연이은 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일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가 면세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서울 시내면세점 수가 13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시장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면세점 수를 늘리는 것은 제2의 한화는 물론 중소·중견 사업자에게도 영향을 줘 철수 도미노현상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면세점 매출만 보면 사업성은 밝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 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지만 3월 국내면세점 매출은 2조165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었다. 올해 연매출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2015년 9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8조96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매년 25%가량 성장한 셈이다.

숫자만 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맞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중국 보따리 상인(따이궁)에 의한 매출로 영업이익은 대부분 송객수수료로 나가는 ‘속빈 강정’이다.

따이궁 매출이 거의 70%에 달하다보니 이들을 유치하려는 업체들의 과열된 경쟁이 계속해서 송객수수료를 높이고 있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단체 관광객을 모집한 대가로 여행사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다. 현재 송객수수료율은 10~30%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이 지급한 송객수수료만 1조3181억원이다.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버티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중견업체는 따이궁 유치는 엄두도 못 낸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면세점과 중소·중견면세점 송객수수료는 각각 1조957억원, 524억원으로, 대기업이 2016년(8915억)과 비교해 22.9% 증가한 반면 중소·중견은 30.7% 떨어졌다. 그만큼 관광객 유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바잉파워 경쟁에서도 밀리며 악순환이 가중되고 있다.

하나투어는 6개층으로 운영했던 서울 종로구 SM면세점 규모를 화장품·패션잡화 중심 2개층으로 축소했다. 매출도 당연히 떨어져 지난해 585억원으로 2017년 913억원보다 36% 줄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138억원이다.

탑시티면세점은 임대차계약 관련 신촌역사와 소송을 벌이며 특허 취소 위기에 있다. 대기업 면세점인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3년간 누적적자만 605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국내 면세시장은 지나친 출혈 경쟁으로 왜곡됐다”면서 “한화의 지난 3년간 누적적자 1000억원은 고스란히 따이궁들의 배만 불리는 ‘국부유출’로 이어진 만큼 건전한 시장 안정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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