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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에 북 핵시설 5곳 폐기 요구’ 발언, 기밀정보 노출 가능성”

“트럼프 ‘김정은에 북 핵시설 5곳 폐기 요구’ 발언, 기밀정보 노출 가능성”

기사승인 2019. 05. 2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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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트럼프 대통령, 하노미 북미정상회담 결렬 민감한 세부사항 밝혀"
"미 전문가들, 북 실제 핵시설 5곳 있는지 불명확"
"정보 자랑 트럼프에 기밀 정보 숨겨 김정은과 협상 파국 초래 가능성"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핵시설 5곳의 폐기를 요구했다”고 밝힌 것이 기밀 정보를 노출한 것일 수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두 정상이 지난 2월 27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3+3’ 만찬을 하는 모습./사진=하노이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핵시설 5곳의 폐기를 요구했다”고 밝힌 것이 기밀 정보를 노출한 것일 수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를 받는다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이상의 것을 말했을지 모른다며 ‘지난해 11·6 미 중간선거 때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자신이 승인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를 확인하는 듯이 답했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와 관련한 민감한 세부 사항을 넘겨줬는지 모르는 발언을 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을 떠날 때 김 위원장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왜냐하면 그는 (핵)시설(site) 1∼2곳을 없애길 원했다. 그렇지만 그는 5곳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 ‘나머지 3곳은 어쩔 것이냐’고 했다. ‘그건 좋지 않다. 합의를 하려면 진짜 합의를 하자’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CNN은 “전문가들이 북한 정권이 5곳의 핵 시설을 가졌다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실제 5곳의 핵시설을 가졌는지 불명확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핵 시설이 아닌) 다른 것을 언급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은 “그 5곳이 어떤 것인지에 관해 말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4월 29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주변의 핵잠수함 배치를 자랑한 것을 온라인매체 인터셉트가 필리핀 외무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것도 기밀 정보 노출의 한 사례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뿐 아니라 다른 민감한 기밀 정보도 함께 거론했다. 그는 ‘지난해 중간선거 중 러시아가 선거 개입을 하지 못하도록 사이버 공격을 직접 승인했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만 모든 것이 내 행정부 기간에 일어난 일이라고 믿어도 된다”고 답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들의 러시아에 대한 비밀 사이버 공격에 관한 보도를 사실상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CNN은 “전직 정보원들은 정보에 관해 자랑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향이 미 당국자뿐 아니라 해외 파트너국이 미국과 중요한 기밀을 공유하기를 꺼리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며 “정보 당국자들이 민감한 기밀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거나 그들이 대통령에게 세부 사항을 숨길 경우 좋지 않은 결과가 온갖 종류의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같은 인사와 협상에 나설 경우 그가 필요한 정보나 지렛대를 가지지 못해 파국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키 페리츠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은 “다음에 비밀로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 정보를 애매하게 할지 모른다”면서 “또 다른 문제는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이 다음에 정보를 제공하는 데 관심이나 의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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