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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북은 대미 무역전쟁 반전 노린 포석

시진핑 방북은 대미 무역전쟁 반전 노린 포석

기사승인 2019. 06. 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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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절대 놓지 않으려는 속셈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북한을 전격 방문하는 것은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는 행보라고 봐야 한다. 우선 한반도 문제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꼽을 수 있다. 더불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놓지 않으려는 의중 역시 거론해야 한다.

시진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올해 1월 김 위원장이 방중했을 때의 모습이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8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무역전쟁에서 미국에 많이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방적으로 당하는 입장이라는 비관론도 내부에서는 만만치 않게 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시 주석의 리더십은 적지 않게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으로 야기된 홍콩 내 반중 시위까지 덮쳐 그와 중국으로서는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다. 마침 오랫동안 꺼내지 않은 방북 카드가 있었다. 지난 1월 김 위원장이 방중했을 때 초청도 받은 터였다. 게다가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도 절묘하다.

시 주석은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처음 이뤄지는 방북의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할 것이 분명하다.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보다 진전된 입장을 받아낸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존재감을 뽐낼 수도 있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가 북한의 뒷배다. 우리를 통해야 비핵화의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 무역전쟁을 통해 우리를 압박하면 상황이 더 어려워진다”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과의 전통적 우방관계를 재확인하면서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으로서 중국의 지분을 확인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어느 시점에서 이뤄질지도 모를 한반도 평화협정에 참여하는 권리를 사전에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의 방북에는 북한이 본격 개방에 나설 경우 한국이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보다 몇 발 더 빨리 달려가겠다는 의도 역시 어느 정도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한마디로 한국이나 서방 세계에 자국의 앞마당을 양보할 이유가 없다는 의중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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