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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중앙은행 총재, ‘유럽인 일변도’ 깨고 IMF 총재 오를 수 있을까

싱가포르 중앙은행 총재, ‘유럽인 일변도’ 깨고 IMF 총재 오를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9. 07. 0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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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rman_Shanmugaratnam_at_the_official
사진출처=/위키미디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자리는 1945년 설립 이래 유럽인들이 독점해왔다. 최근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IMF 지도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초의 아시아인 IMF 총재가 탄생할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통화청(MAS) 총재 겸 선임장관이 떠오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9일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마리오 드라기의 뒤를 잇는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내정되면서 공석이 된 IMF 총재 자리에 누가 앉게 될지 하마평이 무성하다. 2011년부터 IMF를 이끌어온 라가르드 총재는 10월 말부터 ECB의 수장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IMF가 그 이전까지 라가르드 총재의 후임자를 찾아야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IMF가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IMF 총재 자리를 거쳐 간 11명은 모두 유럽계. 이 때문에 IMF는 유럽인, 세계은행은 미국인이 독점한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IMF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타르만 총재가 하마평에 오른 것. 타르만 총재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IMF의 주요 정책운영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직을 겸임한 바 있다.

타르만 총재는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에서 경력을 시작했으며, 2001년에는 총선을 통해 정계에도 진출했다. 교육부·재무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는 싱가포르통화청 총재직도 수행하고 있다. 2011년부터 올해 5월 초까지 부총리를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차기 총리 후보인 헝 스위 킷(58)에게 부총리직을 물려주고 선임장관으로 물러난 상태. 싱가포르는 앞으로 1년 내 총선을 통해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가 헝 부총리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이른바 ‘4세대(4G) 신정부’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여 지금이 타르만 총재가 국내 정치를 마무리하고 국제무대로 진출할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시와게 다르마 네가라 박사는 타르만 총재가 IMF 총재가 되면 IMF와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상호이해를 높이는데 강점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타르만 총재는 서방국과 신흥시장, 특히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이해를 다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아시아가 IMF에 대한 (오만하다는) 오해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타르만 총재가 IMF 총재가 되는 데에는 그의 경력이나 자격 요건보다는 아시아인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는 송셍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유럽인·미국인 일색인 IMF와 세계은행 지도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유럽과 미국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유진 탠 싱가포르경영대학 법학과 교수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 탓에 IMF의 유럽 인사들이 더욱 변화를 꺼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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