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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고구려 대중(對中) 투쟁사 ‘고구려의 국제정치 역사지리’

[새책]고구려 대중(對中) 투쟁사 ‘고구려의 국제정치 역사지리’

기사승인 2019. 07. 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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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쓴 단군 이래 최대 역사 분실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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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사대와 일제가 만들어준 한국 역사를 활용해 중국 고조선과 중국 고구려, 중국 발해를 주장한다.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는 한국의 역사가 아니라 중국의 역사라는 ‘동북공정’을 펼치는 것이다.

이 답답한 현실을 ‘사실’로서 돌파하는 길은 없는가. 정말로 한국은 유사 이래 중국의 속국이었는가.

신간 ‘고구려의 국제정치 역사지리’는 이 같은 질문에 답한다.

이 책의 저자인 동아일보 이정훈 기자는 2003년 9월호 ‘신동아’에 중국의 동북공정을 맨 처음 고발했던 언론인이다. 그리고 한국 고대사에 대한 취재를 거듭해 2009년엔 동북공정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발로 쓴 反동북공정’이란 책을 출판했었다. 그는 오로지 사실만을 추적하며 역사학자들의 영역을 탐구해 들어갔다.

이러한 그가 이번엔 ‘기자가 쓴 단군 이래 최대 역사 분실 사건’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을 펴냈다. 고구려를 소재로 고구려의 뿌리가 무엇이고 고구려가 중국과 어떠한 투쟁을 해왔는지에 대한 취재를 한 것이다. 국제정치학의 입장에서 고구려사의 대중(對中) 투쟁사를 분석 정리했다.

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그는 고구려의 수도인 평양이 어디인지, 고구려가 대륙 세력과 혈투를 벌여 차지한 요동이 어디인지에 대한 추적과 증명도 시도했다. 객관성을 위해 한국 사료보다는 대륙의 사료를 더 많이 근거로 삼아 평양과 요동이 어디인지 밝혀낸 것.

이를 위해 그는 숱한 그림을 그렸다. 중국 사서들이 설명하는 요동군과 낙랑군을 그 설명대로 그려본 후, 이를 정교한 현대 지도에 오버랩시켜 요동과 낙랑을 찾는 작업을 한 것이다. 고구려사의 최대 미스터리인 요택(遼澤)을 찾는 노력도 했다. 이러한 분석에는 여러 차례 만주를 누빈 그의 경험이 좋은 바탕이 됐다.

그리고 취재 결과를 근거로 중국 동북공정의 실체를 밝히는 분석과 함께 이를 부수는 논리를 만들어냈다. 그는 동북공정을 남북한의 통일을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이 통일한국과 ‘거대한 연대’를 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정치적 술책으로 본다. 그리고 조선족은 중국인이니, 조선족과 같은 역사를 가진 한국인도 중국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중국의 천하체계라는 고발을 한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학자가 아닌 기자가 썼으니 부담을 갖지 말고 한·중·일 역사학자들은 기자의 주장을 검토해보라”고 제안한다. “기자는 학자가 연구해서 발견한 것을 전달하는 일을 하지만, 가끔은 기자가 던진 의견이 연구의 단초를 만들기도 한다”며 역사학자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학자들이 침묵하고 있을 때 동북공정을 폭로했던 기자는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우리가 알고 있는 고구려사가 옳으냐’는 문제를 제기한다. 만주를 답사한 경험으로 지도를 그려보고 중국 사서를 뒤져 찾아낸 사실을 근거로 추적해보니 지금의 고구려사는 옳지 않다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주류성. 이정훈 지음. 504쪽. 2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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