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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김승연·신현우 체제 5년… 英 롤스로이스서 글로벌 청사진 봤다

[르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김승연·신현우 체제 5년… 英 롤스로이스서 글로벌 청사진 봤다

기사승인 2019. 11. 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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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과 1조2000억 장기계약… 글로벌 엔진3사 '러브콜'
신 대표 “장기공급계약 이미 글로벌 1위… 더 키운다”
베트남 신공장 구축도 성공적… 물량 배정 마무리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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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영국 롤스로이스 더비 공장에서 워릭 매튜 롤스로이스 총괄부사장이 자사의 항공기 엔진사업 역사와 한화와의 우수한 파트너십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제공 = 한화
영국 더비 최원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꿈,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온 힘을 쏟고 있는 ‘글로벌 항공엔진 넘버원 파트너’를 향한 도전은 비전 달성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섰을까.

삼성에서 한화로 옮겨간 지 5년. 다시 태어난 한화의 항공기 엔진부품 글로벌 경쟁력을 이역만리 영국서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왔다.

지난 4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2시간을 날아가 도착한 영국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 버스로 2시간 30분을 더 달려가니 익숙한 로고가 박힌 건물이 나타났다. 세계 3대 항공기엔진 제조회사 ‘롤스로이스’의 더비 사업장이다. 최첨단 엔진 ‘트렌트(Trent)’를 설계하고 조립·테스트하는 회사에서 가장 큰 규모 공장이다.

◇ 1조2000억 잭팟…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회사서 쏟아지는 ‘러브 콜’
엄격한 출입 절차를 거쳐 도착한 사업장에서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보다 우리를 먼저 반겨준 건 도열한 롤스로이스 경영진이었다. 노버트 안트 구조물-트랜스미션사업 총괄부사장은 “한화는 지난해 롤스로이스 700여 협력사 중 최고 파트너상을 수상할 만큼 기술력과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라며 “지난 30년 이상 긴밀히 협력한 데 따른 신뢰의 결과”라고 했다.

이날 신 대표는 요구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롤스로이스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 엔진부품 장기공급계약을 따냈다. 장장 25년간이나 협력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워릭 매튜 롤스로이스 인스톨레이션 총괄부사장은 “한화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신규 협력을 기대하고 있고 비즈니스 합작사업도 계속 벌여 나가겠다”고 했다.

공장에선 트렌트 900을 비롯한 첨단 엔진이 분주하게 조립되고 있었다. 엔진 1대 제작에는 무려 보름이 걸린다. 자동화 0%, 전 작업이 숙련공들의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소규모 부품까지 모든 걸 정확하게 고정할 수 있고 더 안정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과연 명품 엔진에 임하는 장인정신이 느껴졌다. 현장에선 마침 한화가 만든 ‘엔진 연소기 케이스’ ‘항공기 엔진 케이스’ ‘내부 구조대’ 등의 핵심부품이 엔진에 결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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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영국 롤스로이스 더비 사업장에서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사진 앞줄 오른쪽)가 롤스로이스와의 /제공 = 한화
◇ 삼성서 한화로 5년… 윤곽 보이는 글로벌 항공사업 ‘결실’
이번 수주가 갖는 특별한 의미는 공급할 핵심부품 10종이 높은 기술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계약조차 할 수 없는 첨단부품이라는 점이다. 회사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베트남 제2 엔진부품 공장의 물량 전량을 롤스로이스에 납품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말 김승연 회장의 결단으로 베트남에 최초로 세워진 대규모 공장은 3대 엔진회사가 모두 성공을 반신반의 했던 사업이다. 하지만 창원 엔지니어들의 기술이전 노력과 베트남 직원에 대한 고강도 교육·연수를 통해 성공적인 전진기지 구축으로 평
가 된다.

이날 매튜 총괄부사장도 베트남 공장을 지목하며 “한화처럼 저렴한 생산비용을 들이면서도 높은 기술력과 인력관리 통합시스템을 갖추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한화는 큰 매력을 갖고 있고 향후 더 큰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어 미국 ‘이닥’을 인수하며 현지 GE와 P&W간 협력관계를 강화했지만 유럽에선 다소 진전이 더뎠던 롤스로이스까지 이번 계약을 통해 아우르며 3대 제조사와 모두 협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신 대표는 “지난 5년은 한화그룹이 항공 관련 산업을 시작하면서 중장기 핵심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자립 준비 기간이었다”며 “항공 부품엔진에 대한 장기공급계약만 따지면 이닥 인수를 통해 이미 글로벌 넘버 1이 됐다”고 했다. 신 대표는 “이를 발판 삼아 2025년 RSP(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 톱 5를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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