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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도시브랜딩, 스토리에 달려있다

[칼럼] 도시브랜딩, 스토리에 달려있다

기사승인 2020. 01.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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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용 사진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
많은 도시들이 이미지와 글을 통해 도시의 자부심과 행복감을 높이기 위한 ‘도시브랜딩’에 주목하고 있다. 도시도 그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이 있어야 사람들에게 더욱 쉽게 각인되고 관광지로서, 거주지로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유명 도시들은 독특한 역사와 이야기를 정체성으로 구축해 도시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도시만의 차별화된 역사와 스토리가 있다면 도시브랜딩은 더욱 성공적이고 흡인력을 갖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관악구에는 낙성대에서 태어나 성장한 고려 명장 강감찬 장군이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낙성대는 북두칠성 네 번째 별인 문곡성(文曲星)이 떨어진 자리에서 강감찬 장군이 태어났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낙성대를 떠올렸을 때 강감찬 장군보다는 지하철역 내지는 낙성대학교라는 농담을 먼저 떠올리니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이러한 아쉬움 속에서 구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강감찬 도시브랜드’ 구축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강감찬 장군이라는 호국영웅과 그 탄생설화를 잘 활용한다면 유구한 문화유산이 빛나는 관악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많은 시민에게 강감찬 도시브랜드를 알리게 된 확실한 계기는 지난해 10월 낙성대공원 일대에서 3일간 개최한 ‘2019. 강감찬축제’였다. 특히, 지난해는 귀주대첩 승전 1000주년을 맞아 역사 문화 콘텐츠를 대폭 강화해 관악구 낙성대 일대를 마치 고려시대로 돌아간 듯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1000인의 구민합창단의 환상적인 하모니로 축제의 서막을 열고, 축제 당일 아침에는 관악구청부터 강감찬대로를 거쳐 낙성대까지 1.8㎞ 구간을 주민과 함께 걸으며 귀주대첩 승전을 기념하는 거리 퍼레이드를 펼쳤다. 팔관회 재현, 판소리 역사토크쇼, 강감찬가요제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축제의 즐거움을 더했다.

남다른 각오가 통했는지 3일간 23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낙성대공원 일대를 가득 메우는 성황을 이뤘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문화관광육성 축제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훗날 강감찬축제가 대한민국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작년 6월 20일에는 남부순환로 시흥IC에서 사당IC까지 관악구를 지나는 7.6km 구간을 ‘강감찬대로’라고 명명하고 명예도로로 지정했다.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은 12월 9일, 서울시 지명위원회의 결정으로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을 강감찬역으로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으로 오랜 기간 추진되었던 만큼 값진 결실을 맺게 되어 더욱 의미가 깊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2호선 지하철역 중 하나가 강감찬역으로 불린다면 강감찬도시 관악구를 널리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강감찬 장군을 특화한 문화관광 사업 개발 연구용역도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유물·유적 발굴, 생가터 복원, 관광코스 개발 등 역사 관광자원 개발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강감찬 장군을 주제로 한 남북 교류협력 사업 가능성도 타진 중이다.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 기존 시설물과 신규 설치 조형물, 가설울타리 등 지역 곳곳에 강감찬 장군 캐릭터와 이미지가 형상화된다. 관악구의 거리를 걷는 주민들이 곳곳에서 호국영웅 강감찬 장군의 정기를 물씬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낙성대공원 일대를 고려 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상시 배움의 공간으로 확대한다. 기존의 강감찬 전시관과 전통야외소극장을 활용해, 고려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공원을 찾은 가족들의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갈 생각이다.

작년 8월, 관악구 문화정책과 문화공동체를 선도할 관악문화재단이 공식 출범했다. 역사문화, 생활문화, 예술문화를 발전시켜 구민의 품격 있는 문화향유를 확대하고 관악구가 문화로 행복한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선7기 관악구는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매력으로 도시의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우리 주민이 강감찬 장군의 탄생지를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모든 사람들이 관악구를 강감찬 도시로 기억할 수 있도록 성공적인 도시브랜딩을 추진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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