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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중국 민주주의 신장 전기로 작용할 수도

신종 코로나, 중국 민주주의 신장 전기로 작용할 수도

기사승인 2020. 02. 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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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 가능, 재앙 매뉴얼 확립 계기도 될 가능성 농후
벌써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창궐은 역설적으로 민주주의 신장의 전기가 되는 전화위복의 효과도 불러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17년 전 발생한 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에 뒤이은 역병이 주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만들면서 중국이 재앙 대비 매뉴얼을 더욱 확고히 확립하는 전기 역시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볼 경우 이번 사태가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긍정적인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통계를 인용해 11일 보도한 전날까지의 인명 피해를 살펴보면 현재 상황은 몹시 심각하다. 하루 100명의 사망자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향후 상당 기간 동안 비슷한 수의 희생자들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다.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평범한 중국인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외신 보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져나가는 글들을 보면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양심적 지식인들의 행보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기고나 자신들의 SNS에 올리는 글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책임론까지 적극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인권운동가 쉬즈융(許志永), 칭화(淸華)대학 법대 쉬장룬(許章潤) 교수, 천추스(陳秋實) 프리랜서 기자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글은 현재 누리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SNS를 통해 널리 공유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리원량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경고한 의사 리원량의 투병 때의 모습. 비록 젊은 나이에 사망했으나 민주주의 신장의 전기를 마련해준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한의 모 비밀의 장소에 설치된 그의 빈소 모습이다./제공=홍콩 밍바오(明報)
더구나 이들은 “신종 코로나는 사람 간 전염이 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면서 조직적인 저항 운동을 벌일 조짐까지 보이고있다. 진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화중(華中)사범대학의 탕이밍(唐翼明) 국학원 원장을 비롯한 10명의 교수들의 행보가 대표적으로 현실을 잘 말해준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을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유언비어 유포죄로처벌을 받은 후 감염돼 지난 6일 사망하자 즉각 공개서한을 통해 “모든 시민은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그러면 재앙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 이라면서 당국을 강력하게 성토했다.

중국 당국은 현재 유언비어를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SNS 등의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불어 천추스 같은 이들은 강제로 연행해 외부와 격리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그럴수록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베이징대학 법대의 장첸판(張千帆) 교수는 당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리원량의 사망일을 ‘언론자유의 날’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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