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천 물류창고 화재 유가족, 오열·실신 “혼인신고까지 했는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유가족, 오열·실신 “혼인신고까지 했는데”

기사승인 2020. 04. 30. 08:4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9일 화재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A물류창고가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
경기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4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의 신원이 일부 확인되자 가족임을 확인한 일부 유가족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30일 이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사망자 38명 가운데 2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1명은 지문 채취 후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8명은 지문 채취가 불가능한 정도로 시신의 훼손이 심해 유족 신청을 받아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은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등 이천병원 7개 병원으로 분산돼 안치됐다.

이천시 재난대책본부는 화재 참사 현장 인근에 있는 모가실내체육관에 '피해 가족 휴게실'을 마련했다.

사고 희생자들의 신원이 일부 확인되자 가족임을 확인한 일부 유가족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일부는 슬픔을 주체 못 하고 쓰러져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번 화재로 아들을 잃은 A씨는 노컷뉴스를 통해 "29살 아들인데 결혼하겠다고 벌써 혼인신고까지 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한 달째 이곳에서 일을 하다 이렇게 됐다"며 오열했다.

40대 아들을 잃은 한 노부는 "아들이 죽은 것은 확인했는데 어느 장례식장에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오늘은 (아들과) 통화를 못했다"며 목소리조차 듣지 못하고 아들을 보낸 것에 가슴을 쳤다.

60대인 큰 아들의 비보를 듣고 손자와 함께 안산에서 달려온 한 할아버지는 "사람이 죽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써 붙이지도 않았다"라며 "얼마 전에는 아내를 보내 아들과 둘이 살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들마저 떠나 보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족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는지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일부 유가족은 권금섭 이천시 부시장을 붙잡고 "왜 이렇게 확인 절차가 더니냐"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권 부시장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신원 확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며 "경찰이 확인한 정보는 실시간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인 지난 29일 오후 1시 32분께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후 6시 42분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현재까지 38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 2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당시 이곳에서는 9개 업체 78명이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지하 2층 화물용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 현장 부근에서 시작해 1만여㎡ 규모의 지하 2층, 지상 4층짜리 건물 전체로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상 2층에서 발견된 18명을 제외한 사망자는 지상 1·3·4층과 지하 1·2층에서 각 4명씩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진 못했지만, 근로자 진술 등을 토대로 지하 2층에서 진행됐던 우레탄 작업이 주된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